'명작'으로 손꼽히는 음반을 손에 넣기란 쉽지 않다. 중고 레코드 가게를 기웃거려 운 좋게 구하더라도 가격은 터무니 없이 비싸고 음질도 좋지 않다.절판됐거나 소장 가치가 높은 과거의 명반들이 재발매돼 팝 팬들의 사랑을 받고 있다. 최근 재발매된 음반 가운데 가장 눈길을 끄는 것은 에릭 클랩튼의 초기 앨범들. 1960년대 초기 스티브 윈도우, 진저 베이커 등과 결성한 밴드 'Blind Faith'의 앨범은 음악 뿐만 아니라 독특한 앨범 재킷 때문에 소장 가치가 높다.
벌거벗은 소녀가 남성의 성기를 연상하는 야릇한 형태의 비행기를 들고 있는 재킷이 인상적이다. 이 재킷이 물의를 빚어 곧 새로운 재킷으로 바뀌어 발매되는 바람에 오리지널 재킷 앨범은 희귀 음반 중의 희귀 음반으로 꼽혀 왔다.
에릭 클랩튼이 70년 올맨 브라더스의 듀언 올맨 등과 함께 결성한 '데렉 앤 더 도미노스'(Derek And The Dominos)의 앨범도 최근 재발매됐다. 비틀즈 멤버인 조지 해리슨의 부인 패티에게 바치는 노래로 70년대 최고의 록클래식으로 평가되는 'Layla'가 수록돼 있다.
앤디 워홀의 바나나 표지로 유명한 벨벳 언더그라운드의 ' The Velvet Underground & Nico'도 최근 다시 발매됐다. 벨벳 언더그라운드는 93년 타임지가 "대중음악의 모든 대안적 장르가 벨벳 언더그라운드와 함께 시작됐다"고 찬사를 보낸 밴드. 이 음반은 아방가르드 음악의 효시로 꼽힌다. 그 밖에도 사막 위를 날아가는 가자미의 모습이 그려진 포스터로 유명한 영화 '애리조나 드림'의 OST도 재발매 목록에 들어가 있다. 이 영화는 국내 미개봉작이지만 영화의 OST는 인기를 끌었다.
국내에서 발매되지 않았던 시카고 1집도 최근 다시 나왔다. 특이한 점은 CD가 LP크기의 재킷에 담겨 있어 옛날 냄새가 나도록 했다는 점. 발매 배경도 재미있다. 지난해 내한공연을 가진 시카고 관계자가 국내에서 1집이 발매되지 않았다는 이야기를 전해 듣고 "시카고의 진수는 1집"이라며 재발매를 권유했다.
또한 EMI에서는 다음달 컬처 클럽('Greatest Hits'), 딥 퍼플('Very Best Of'), 폴 매카트니('All the Best'), 게리 무어('Walking By Myself―Best Of The Blues') 등 유명 아티스트의 베스트 앨범 중 가장 뛰어난 열 두개를 골라 재발매할 예정이다. 에릭 클랩튼 등의 음반을 '마스터피스 시리즈'라는 타이틀로 재발매 하고 있는 유니버설 뮤직의 강종순 부장은 "LP 시절의 명반을 찾는 사람이 여전히 많지만 대부분 절판된 상태라 고가의 중고 음반으로 들을 수밖에 없었다"며 "25장 가량의 명반을 재발매 했고 앞으로 120장 정도를 더 발매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최지향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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