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이동전화시장이 완전 포화국면에 진입했다. 이에 따라 이동통신 3사의 경쟁도 '파이'를 키워 오던 양상에서 제한된 파이를 빼앗는 '제로섬' 대결로 전환될 전망이다.2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지난달 말 현재 휴대전화 가입자수는 3,315만4,637명으로 7월말에 비해 2,856명 감소했다.
이로써 6월말(3,316만9,242명) 정점에 달했던 휴대폰 이용자수는 7월(1만1,749명)에 이어 두달째 감소세를 이어갔다. 지난해 정부의 보조금 중단 및 신규모집 금지조치에 따라 가입자수가 줄어든 경우는 있었지만, 두 달째 내림세가 계속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전문가들은 3,737만명 안팎인 국내 15세 이상 인구수를 감안할 때 3,300만대가 넘어선 휴대폰 시장은 사실상 정체국면에 진입했다고 보고 있다. 특히 신용관리 강화기조에 따라 해지율이 계속 높아지면서 업체간 과당경쟁으로 부풀어 올랐던 휴대폰 시장의 거품이 본격적으로 빠지고 있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7∼8월 두 달간 휴대폰을 끊은 사람수는 무려 116만 명에 달했다.
시장팽창이 한계에 봉착한 만큼 업계의 경쟁양상도 근본적 변화가 불가피해졌다. LG투자증권 정승교 애널리스트는 "휴대전화 시장의 양적 성장은 이제 끝난 것으로 봐야 한다"며 "경쟁의 초점은 곧 시행될 번호이동성제도와 유·무선 결합에 의한 서비스의 질적 승부에 맞춰질 것"이라고 말했다.
SK텔레콤 53∼54%, KTF 31∼32%, LG텔레콤 14∼15%로 짜여진 이동통신 3사의 시장점유율은 수년간 큰 변동이 없는 상태. 그러나 시장이 성장시장에서 포화시장으로 바뀜에 따라 업체간 시장구도도 달라지게 됐다.
고객 빼앗기의 합법적 길을 터놓은 번호이동성(전화번호는 그대로 유지하면서도 가입업체를 바꾸는 제도)의 경우 당장은 시장판도에 큰 영향을 미치지 않을 전망. 그러나 휴대폰으로 주고 받는 무선인터넷 데이터와 유·무선 결합서비스의 질은 장차 업계구도에 큰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
현대증권 서용원 애널리스트는 "얼마나 효율적인 유·무선 결합서비스를 할 것인가가 향후 업계판도에 중요 포인트가 될 것"이라며 "유선통신업체인 하나로 통신이 어떻게 처리되는가도 큰 변수"라고 말했다.
/이성철기자 sc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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