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일로 예정된 한나라당 의원연찬회에서 '60대 용퇴론'을 놓고 초선·재선·중진 그룹간의 한판 격돌이 예상된다.용퇴론을 제기한 초선 그룹과 이에 반발하는 재선·중진 그룹은 각각 잇따라 모임을 열어 '칼'을 갈고 있어 전운이 감도는 분위기다.
원희룡 남경필 등 소장파 의원들은 연찬회에서 '60대 용퇴론'을 정면으로 제기한다는 방침이다. 1일 밤 강남의 한 음식점에서 전략회의를 한 이들은 2,3일 소장파 의원들을 만나며 세규합에 나서고 있다. 남 의원은 "물갈이에 대한 국민적 여망을 져버리지 않겠다"며 "연찬회에서 어떤 일이 일어날지 지켜봐달라"고 말했다.
한 초선의원은 "용퇴론이 밀리면 내년 총선 물갈이는 물 건너갈 뿐 아니라 당은 '도로 민정당'이 될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반면 홍준표 김문수 의원 등 재선 그룹은 '강남 물갈이론'으로 초선 그룹의 '60대 용퇴론'에 정면으로 맞선다는 방침이다. 홍 의원은 "강남에 지역구를 둔 초선 의원들은 용퇴론을 주장하기에 앞서 지구당을 신진 영입 인사에게 넘기고 강북에서 총선을 치러야 한다"고 주장했다. 재선의원 중심의 국민우선연대는 1일 모임을 가진 뒤 "나이를 기준으로 용퇴론을 제기한 소장파 의원에게 분명하게 책임을 물을 것"이라고 입장을 밝혔다. 이들은 또 3일 김두관 행자부 장관에 대한 해임건의안이 부결되면 당 지도부에게도 책임을 물을 것이라고 밝혀 연찬회가 이전투구로 흐를 가능성도 없지 않다.
1일 중도 입장을 표방하며 '통일연대'를 출범시킨 초·재선 의원 27명도 4일 별도의 조찬모임을 갖고 대책을 논의할 계획이다. 이 모임의 회장인 임인배 의원은 "'용퇴는 필요하다'는 게 회원들의 생각"이라며 "하지만 나이 기준을 제시, 분란을 일으킨 의원은 책임을 져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김용갑 유흥수 등 중진의원들은 격하게 반발하고 있다. 이들은 "영남 정서를 이용해 선거에 당선된 초선 의원들이 자기들 살자고 '용퇴론'과 '영남 물갈이'를 제기하고 있다"고 반발했다. 한 중진의원은 "연찬회에서 선배나 경험이 있는 세대를 존중할 줄 모르는 초선 의원에게 본때를 보일 것"이라고 경고했다.
/최기수기자 mounta@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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