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술대학 입시에 세 차례나 떨어졌을 때는 좌절을 많이 했습니다. 창피를 견뎌내고 새 적성을 발견했을 때 제겐 다른 세상이 찾아왔습니다."이번 학기부터 성공회대 디지털콘텐츠 학부 교수로 부임한 윤용기(38·사진) 교수는 특이한 경력의 소유자다. 명문 미대 입시에서 연거푸 고배를 마셨던 윤 교수는 어렵사리 전문대를 졸업하고, 1991년 미국유학을 떠났다. 할리우드 영화 관련 업종에 종사하는 게 꿈이었던 그는 12년 동안 열심히 일러스트레이션에 매진, 미국 게임 및 영화 그래픽 업계에서 독보적인 지위에 올랐다.
이 덕분에 영화 '트루먼쇼' 마지막 장면에 등장하는 돔 디자인, 자넷 잭슨의 뮤직 비디오 제작, 영화로도 제작될 만큼 성공을 거두었던 플레이스테이션용 게임 '이블 데드'의 개발팀장, 파라마운트사의 타이틀 제작 등에 참여했다.
그는 지난해 디지털콘텐츠 학부를 개설하고, 실리콘밸리 지역으로 일류교수를 초빙하러 다녔던 성공회대 관계자들의 눈에 띄어 교수로 변신했다. 개인적으로는 "교수란 직업은 꼭 학생들을 위해 사는 일만이 아니라 게임업체 등에서 함께 일할 동료를 발굴하는 일"이라는 나름의 깨침도 변신의 동기가 됐다.
지난해 '핫 소스 엔터테인먼트'라는 회사를 차리고 세계적인 게임 개발에 도전중인 그는 앞으로의 개발과정에 학생들을 대거 참여시킬 계획이다. 지난해 문을 연 학부라 아직 학생들의 경험이 짧아 미숙한 점이 많지만 윤 교수는 "이들 중에 2,3년 안에 세계적인 개발자가 꼭 나올 것"이라 장담한다.
귀걸이, 염색머리, 청바지 차림의 윤교수는 "게임개발에도 미술전공보다는 인문학적 상상력이 더 중요하며 간판을 따려는 헛된 노력보다는 자신의 능력을 빨리 찾고 열심히 매달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전성철기자 foryou@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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