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비자금 사건을 수사중인 대검 중수부(안대희·安大熙 검사장)는 2일 현대와 SK해운으로부터 비자금을 수수한 의혹을 받고 있는 현역 의원들이 검찰 소환에 불응할 경우 언론에 공개할 방침이라고 밝혔다.검찰 관계자는 "지금까지 정식 소환을 통보한 현역 의원은 없으나 만일 국회 회기 중이라는 이유로 소환에 불응한다면 언론에 알릴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검찰은 다음 주에 추석 연휴가 있고 22일부터 국회 국정감사가 시작되는 점을 고려, 가급적 이번 주 중 관련 현역 의원들을 소환 조사한다는 방침을 세우고 당사자들과 물밑 접촉을 벌이고 있으나 소환일정을 잡는데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은 또 SK해운 비자금 사건과 관련, SK해운 회장인 손길승(孫吉丞) 전국경제인연합 회장을 조만간 소환, 비자금 조성 및 제공 경위를 조사할 방침이다.
검찰 관계자는 "별다른 증거가 없는 상태에서 현대와 SK해운을 제외한 나머지 기업들의 비자금 조성에 대해 수사할 생각은 없다"면서도 "수사는 생물과도 같은 만큼 상황변화의 가능성은 있다"고 말해 현대와 SK해운 비자금 수사과정에서 다른 기업의 정치자금 제공 사실이 드러날 경우 수사할 방침임을 시사했다.
한편 검찰은 현대로부터 양도성예금증서(CD) 150억원어치를 받은 혐의를 받고 있는 박지원(朴智元·구속) 전 청와대 비서실장에 대해 3일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뇌물 혐의를 추가 기소키로 했다.
/노원명기자 narzis@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