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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라앉지 않는 60대 용퇴론/ "민정당 이미지 걷어내야 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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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라앉지 않는 60대 용퇴론/ "민정당 이미지 걷어내야 산다"

입력
2003.09.0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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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나라당 최병렬 대표가 최근 파문을 일으킨 '60대 용퇴론'과 관련, "재론하면 문책하겠다"고 경고했지만 그의 뜻대로 사태가 잠잠해질 가능성은 거의 없다.수도권의 대부분 소장 의원은 이 문제를 생존권 차원에서 바라보고 있기 때문이다. "중진을 물갈이하지 못하면 내년 총선에서 내가 죽는다"는 절박한 인식이다.

소장 의원들의 이 같은 태도는 정국을 보는 시각과 총선에 대한 전망이 중진들과 근본적으로 다르기 때문이다. 이들은 5·6공 때 민정당 또는 민자당 간판으로 정계에 입문했거나 정부 고위직을 지낸 중진들과는 달리, 16대 총선에서 이회창 전 총재가 장악했던 한나라당 공천을 받은 수도권 출신이다. 때문에 이들은 지역색이 엷을 뿐더러 이념 성향도 민정계 출신보다는 중도적이다. 처음 60대 용퇴 주장을 편 윈희룡 의원과 남경필 심재철 서상섭 이성헌 오세훈 박종희 권영세 정병국 오경훈 의원 등이 그들이다.

이들은 "당의 주축인 보수중진을 용퇴시켜 '민정당 이미지'를 걷어내지 못하면 수도권 총선에서 유권자의 절반이 넘는 20∼30대 젊은 층의 지지를 받기 어렵다"고 보고 있다. 결국 이들이 말하는 '60대'란 민정계와 영남, 그리고 보수 이미지가 짙은 중진이다. 한 초선 의원은 "핵심은 5·6공에 적극 협력한 인사들을 배제하자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럼에도 물갈이 기준을 나이로 표현한 것은 60대 가운데 이 범주에 해당하는 의원이 많고, 특정계파를 지목할 경우 곧장 세 대결로 번져 당장은 소수파인 자신들에게 유리할 게 없다는 판단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이 점에선 소장파와 중진 사이의 50대 재선그룹, 즉 이재오 안상수 홍준표 김문수 김무성 의원 등의 생각도 궤를 같이한다. 이들이 '60대 용퇴론'을 공박하는 것은 나이를 기준으로 한 일률적 물갈이론의 비현실성을 지적한 것이지, 물갈이 자체를 반대하기 때문이 아니다. 또 15대 총선에서 신한국당 공천으로 정치를 시작한 이들은 민정계와는 이해가 다르다. 따라서 "전력과 도덕성, 의정수행 능력 등 객관적 기준을 만들어 인적 쇄신을 추진해야 한다"는 안 의원 등의 제안이 현실화할 경우 주된 표적은 역시 민정계 중진이 될 수 밖에 없다. 한 의원은 "16대 총선에서 이회창 전 총재가 했던 것과 같은 충격적 수준의 '영남 물갈이'가 없으면 승산이 없다"고 강조했다. 소장파와 재선그룹의 공동전선 형성이 시간문제라는 분석이 나오는 것은 이런 정황 때문이다.

/유성식기자 ssyo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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