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로통신 경영권을 둘러싼 LG(1대 주주)와 SK(3대 주주)의 제 3 라운드 대결이 시작됐다.1차전(7월3일)은 SK가 지지한 외자유치안을 이사회에서 부결시켰던 LG의 승리. 2차전(8월5일)은 이사회를 통과한 LG주도의 유상증자안을 주총에서 백지화시킨 SK의 승리였다.
LG와 SK는 지난 달 29일 이사회에서 결의된 외자유치안을 놓고 10월21일 주총에서 사활을 건 최종 한판 승부를 벌이게 됐다. 하나로통신이 누구 품으로 돌아가느냐에 따라 국내 통신시장판도가 근본적으로 뒤흔들릴 수 있기 때문이다.
LG의 3강론 전자·정보통신에 그룹의 장래를 건 LG로선 어떻게든 KT와 SK의 양강체제로 되어있는 통신시장구도를 깨뜨려야 할 형편. 때문에 하나로통신은 LG를 3강 반열로 올려놓는 중요한 도약대다. LG텔레콤(이동통신)-데이콤(유선전화)-파워콤(전국 케이블망)-LG전자(휴대폰 및 통신장비)로 짜여진 사업 포트폴리오에 하나로통신의 유선 초고속 인터넷사업까지 가세할 경우 보다 저렴한 가격에 유·무선 결합상품(번들링)을 공급할 수 있어 KT나 SK에 비교우위를 확보할 수 있다는 계산이다.
때문에 LG는 현 13%(우호지분 포함시 15.9%)의 지분을 가급적 확대하고 싶은 상황. 실권주를 넘겨받는 하나로통신의 유상증자안을 고집했던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LG로선 지분확대는커녕 오히려 1대 주주 지위를 넘겨야 하는 외자유치안은 결코 수용할 수 없는 것이다.
SK의 2강론 SK는 LG가 하나로통신 경영권까지 장악할 경우 통신시장 2강구도가 근본적으로 와해될지도 모른다는 위기의식을 느끼고 있다. SK로선 이번 외자유치가 좀처럼 무너뜨리기 힘든 하나로통신의 소유구조를 흔들어, LG를 2대 주주위치로 떨어뜨릴 수 있는 기회인 셈이다.
최종승자는 외자유치안이 이사회를 통과함으로써 일단 SK가 유리한 고지를 선점한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최종승부를 가릴 주총결과는 전혀 예단키 어렵다. 주총 통과를 위해선 총주식의 3분의1, 참석주식의 3분의2 지지가 필요하지만 소액주주지분이 50%가 넘어 LG든 SK든 자력으로 외자유치안을 저지 또는 통과시키기는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한달 전에도 5.5% 지분의 SK가 반대표를 모아 LG가 주도한 유상증자안을 주총서 좌초시킨 예가 있다.
따라서 주총까지 남은 50일 동안 LG와 SK는 세력 결집을 위한 그룹차원의 피 말리는 총력대결을 펼칠 것으로 보인다.
/이성철기자 sc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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