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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류 평화·공존 실천 3·1운동 정신 이어 받아 "탑골공원 세계평화공원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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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류 평화·공존 실천 3·1운동 정신 이어 받아 "탑골공원 세계평화공원으로"

입력
2003.08.3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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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1운동은 우리 민족의 독립만을 위한 것이 아니었습니다. 인류의 평화와 공존을 바라는 실천이었지요. 이 정신을 세계평화의 밑거름으로 삼자는 뜻에서 세계평화공원을 만들려고 나섰습니다."3·1운동의 성지 탑골공원을 세계평화공원으로 만들자는 범민족화합통일운동본부 박영록(80·전 국회의원) 총재의 목소리는 팔순의 나이가 무색할 정도로 힘이 넘쳤다. 기미독립선언문이 낭독된 탑골 공원에 유엔헌장 기념비를 세우고 191개 유엔 가입국의 국기를 게양해 3·1운동과 유엔이 추구했던 세계평화의 염원을 담을 계획이다.

박 총재는 초선 의원이던 1970년 끌과 정을 들고 독일로 건너가 베를린 스타디움에 새겨진 손기정 선수의 국적을 일본에서 한국으로 바꾸고 이를 세계 언론에 알린 화제의 인물. 당시 중앙정보부 요원을 따돌리고 스타디움에 몰래 들어가 손수 끌과 정으로 작업했던 일화는 유명하다. 민주, 신민, 평민당 부총재로 활동한 그는 10대 의원을 끝으로 정계에서 은퇴, 광개토대왕릉비를 복원하고 일송정 성역화 운동을 펴는 등 우리 민족 고유의 혼을 살리는 데 앞장서 왔다.

탑골공원에 대한 박 총재의 남다른 애정도 같은 맥락. 민족자결과 세계평화라는 3·1운동의 숭고한 뜻을 기리기 위해 5년 전부터 성역화를 주장해 왔다. 자비를 털어 3·1운동 탑 앞에 참배객을 위한 주단을 깔기도 했다.

애정이 깊으면 실망도 큰 법. 박 총재는 관계 기관의 탑골공원 관리가 낙제점이라고 비판한다. 박 총재는 탑골공원의 관리 부실을 지적한 13일자 한국일보 기사를 거론하며 "탑골공원은 서울 한 복판에 있기 때문에 서울시민과 외국인 관광객이 특히 많이 찾는 곳"이라며 "술 취한 채 고성방가하는 이들이 눈에 띄고 쓰레기 더미가 널려있는 모습을 보면 3·1운동의 정신이 저 멀리 사라져 버린 것 같다"며 안타까워 했다.

박 총재는 그래서 관계 기관의 지원 없이 민간 단체와 기업들의 지원을 이끌어내 세계평화공원 조성에 필요한 재원을 마련할 계획이다. 정부나 관련 기관이 주도하면 인류 평화 염원이라는 뜻이 퇴색할 지 모른다는 판단에서다.

박 총재는 "세계평화공원으로 탈바꿈하면 청소년과 외국인들이 우리의 평화 정신을 배우는 소중한 공간이 될 것"이라고 거듭 강조했다.

/박상준기자 buttonpr@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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