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낙도어린이 서울나들이 "30년 사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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낙도어린이 서울나들이 "30년 사랑"

입력
2003.08.2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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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역에 내려 고층 빌딩을 보고 입을 다물지 못하던 아이들이었는데, 이제는 놀이공원을 제일 좋아합니다."자비(自費)를 써가며 30년째 낙도 어린이를 초청, 서울 구경을 시키고 있는 '낙도어린이후원회' 피송자(62) 회장은 서울에 처음 오는 어린이들의 반응도 세월만큼 변했지만 자신도 '섬 아줌마'에서 '섬 할머니'가 됐다고 말했다.

피씨가 섬 어린이들과 인연을 맺은 것은 1972년. 서울 마포에서 유치원을 운영하던 중 우연히 읽은 신문기사가 그의 마음을 잡았다. 경남 고성군 하일면 자란분교 아이들이 서울구경 비용을 마련하기 위해 갯벌에 키우던 바지락이 태풍에 휩쓸려 갔다는 내용이었다. 피씨는 곧바로 고성으로 달려가 아이들을 서울로 데려왔다. 그 후 딱 한해를 빼고 해마다 50∼200명씩 경남, 전남지역에서 초청한 어린이가 어느덧 3,000여명에 이른다.

피씨는 섬 어린이 초청 30년을 맞아 30일 서울 메리어트호텔에서 전남 신안지역 어린이들로 구성된 '섬 어린이 합창단 공연 및 후원회'를 개최한다. 합창단은 신안지역 섬들의 초등학생들로 2주에 한 번씩 군청이 있는 전남 목포에서 연습한 솜씨를 자랑한다. 어린이들에게 호텔을 구경시켜 줄 겸 해서 일반 공연장이 아닌 대형 호텔을 선택했다.

그는 한동안 서울에서 운영했던 식당 수입, 친구 등 알음알음으로 이뤄진 후원회 회비, 바자회 수익금 등으로 이런 저런 행사 경비를 대고 있다.

피씨는 "세월이 지나 머리에 염색을 하고 돋보기를 써야 하지만 섬마을 어린이들의 때묻지 않은 순수한 마음은 30년전이나 지금이나 변함이 없다"고 말했다.

/송두영기자 dyso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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