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현대자동차의 파업 등 노사분규의 영향으로 회복세를 보이던 산업생산이 소폭 증가에 그치는 등 경기 하강국면이 지속되고 있다. 특히 설비투자가 23개월 만에 가장 큰 폭으로 줄어든 가운데 현재의 경기 상태를 반영하는 동행지수 순환변동치도 6개월째 마이너스를 기록, 올해 3% 성장률 달성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확산되고 있다.통계청이 28일 발표한 '7월중 산업활동 동향'에 따르면 생산은 지난해 동월대비 0.7% 증가에 그쳐 마이너스를 기록했던 5월(-0.9%)을 제외하고는 올들어 가장 낮았다. 이는 전달 증가율(8.4%)보다 크게 둔화한 것이다. 특히 자동차는 파업의 영향으로 30.3%나 급감했다. 평균 가동률은 전월에 비해 3.8%포인트 줄어든 73.8%를 기록, 2001년 12월(71.8%) 이후 가장 낮았다.
자동차판매 부진 등으로 내수 출하(-3.4%) 역시 한달 만에 감소세로 돌아섰다. 통계청 김민경 경제통계국장은 "40일간 지속된 자동차 파업과 장마 등의 영향으로 생산이 예상보다 부진했다"며 "8·9월에도 화물연대 파업 등 노사분규와 강우일수의 증가, 추석연휴 장기화에 따른 조업일수 부족 등으로 생산 증가세가 둔화할 전망"이라고 우려했다. 투자는 자동차, 운송장비 등의 부진으로 11.0%나 줄었다. 2001년 8월(-17.9%) 이후 23개월 만에 가장 큰 감소폭이다. 선박을 제외한 국내 기계수주(-13.1%)도 두 달째 10%대 감소세를 보였다. 주요 소비지표인 도·소매판매 역시 자동차(-6.4%)와 소매(-4.0)의 판매 부진으로 전년 동월대비 1.8% 감소하며 5개월째 마이너스 행진을 이어갔다.
다행히 6개월 뒤의 경기 상황을 나타내는 선행지수 전년 동월비가 6월에 비해 0.1%포인트 증가하며 두 달째 증가세를 기록, 경기 회복에 대한 기대를 갖게 했다. 통계청 김 국장은 "경기가 여전히 하강 국면을 보이고 있으나, 선행지수가 2개월째 상승하고 있어 연말쯤 경기 저점을 찍고 회복세로 돌아설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하지만 한국은행 관계자는 "7월 산업생산의 위축은 자동차 파업이 결정적이었지만 설비투자와 도·소매판매 부진은 그 정도가 너무 심하다"면서 "8월에도 이런 상황이 지속된다면 3% 성장률 달성을 자신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고재학기자 goindol@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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