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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소리 높이는 "신흥 보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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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소리 높이는 "신흥 보수"

입력
2003.08.2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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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 U대회를 계기로 보수와 진보진영의 대립이 치열해지고 있다. 그 동안 상대적으로 숨죽이고 있던 보수단체들은 8.15 '반핵반김 국민대회'에서 인공기를 소각한 이후 촉발된 논란을 바탕으로 U대회에 참가한 북한문제를 이슈화하면서 기세를 올리고 있다. 특히 보수진영은 대구에서 발생한 북한 기자단과의 충돌을 이유로 대규모 반북(反北) 집회를 계획하는 등 이번 사태를 계기로 진보 진영과 확실한 대립각을 세우겠다는 계획을 벼르고 있어 향후 한국 사회의 이념 지형을 둘러싼 파란도 예상된다.최근 커져 가는 보수의 목소리는 '신흥 보수세력'의 등장 때문이라는 게 일반적 분석이다. 80년대 말까지 정권의 비호 속에 성장했던 자유총연맹, 재향군인회 등 대표적인 보수단체들은 천편일률적인 반공 구호를 고집하다 90년대 이후 여야 정권교체가 이뤄지면서 상대적으로 진보적인 정권이 등장한 뒤 힘을 잃어 갔다. 그러나 김대중 정권 말기에 주로 등장한 자유시민연대, 민주참여네티즌연대, 북핵저지시민연대 등의 보수단체들은 '북한의 핵개발 재개와 인권 상황 악화'를 이유로 목소리를 높여가고 있다.

대구 기자회견등을 주도했던 북핵저지시민연대 대표 박찬성 목사는 "진보진영의 목소리만이 옳은 것으로 인식돼 사회가 한 방향으로 흘러가고, 북한이 핵 개발에 나서고 한총련에 의한 성조기 화형식이 이어지는 불안한 상황 때문에 우리가 나서게 됐다"고 말했다. 30여개 보수단체가 모여 지난해말 결성한 북핵저지시민연대를 비롯해 자유시민연대, 자유민주민족회의 등이 대표적인 '신흥 보수세력'이다.

또 젊은 보수층의 목소리를 대변하겠다며 2000년부터 활동 중인 민주참여네티즌연대와 '북한의 인권 개선과 민주화, 한국 정권의 도덕성 문제' 등을 이슈화하고 있는 보수 성향의 인터넷 매체 독립신문은 보수진영의 행동대 역할을 하고 있다. 이준호 민주참여네티즌연대 대표는 "젊은 보수층은 안보가 곧 경제라는 생각을 하고 있기 때문에 북한의 행태를 규탄하는 집회에도 열성적"이라고 전했다.

하지만 자유총연맹 등을 비롯한 기존 보수단체들은 자칫 이들의 행동이 '극우'로 흐를 가능성이 크다는 인식 때문에 일정한 선을 긋고, 지난 8.15대회에 이어 이번 집회에도 불참할 예정이다.

연세대 사회학과 김호기 교수는 "계속되는 중도개혁정권의 등장으로 보수 진영은 스스로 시민세력화하지 않으면 설 땅이 없다는 것을 깨달았고 때마침 등장한 북한 핵 문제 등을 이슈화하면서 남남갈등을 조장, 힘을 얻고 있다"고 분석했다.

/정상원기자 ornot@hk.co.kr

박은형기자 voic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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