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자 회담을 주관하는 중국의 역할과 활약에 대해 국제사회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뉴욕 타임스는 중국이 이번 6자 회담에서 이례적으로 적극적인 역할을 하고 있다고 높이 평가했다. 프랑스 일간 르몽드는 "중국이 1979년 유엔에 가입한 이후 전례 없이 강력한 국제 중재에 나섰다"며 "이를 계기로 중국의 위상이 크게 높아질 것 같다"고 보도했다. 한국을 비롯한 회담 참가국들도 기회 있을 때마다 중국측을 찾아 칭찬하며, 고마움을 표시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27일 6자 회담의 막이 오르자 돋보였던 것은 회담 진행과 관련된 중국측의 주도면밀한 준비였다. 중국은 회담을 하기에는 너무 넓다싶은 댜오위타이(釣魚臺) 제17호관 팡페이웬(芳菲苑)을 회담장으로 선택했고, 절묘한 6각형 테이블을 준비했으며, 자리도 알파벳 순으로 배치했다.이로 인해 이번 회담의 실질적인 당사국인 북한과 미국이 바로 옆자리에 앉게 됐고, 넓은 회담장에 마련된 보조 테이블에서 자연스럽게 양자 접촉을 할 수 있었다. 사진을 찍을 때나 만찬을 할 때에도 늘 북한과 미국이 중심이 되도록 배려해 양측의 거리감을 최대한 줄였다.
외교 전문가들은 중국이 이 같은 절묘한 해법으로 다자회담만을 주장했던 미국과 선 양자회담을 고집한 북한을 설득해 6자 회담을 끌어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또한 형식과 절차에 구애받지 않는 회담 진행 방식도 참가국들이 좀 더 허심탄회하게 문제 해결을 위해 접근할 수 있는 분위기를 조성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회담을 진행하는 중국측 태도도 인상적이다. 중국은 "일은 많이 하고 말은 적게 한다", "(북미간) 화해를 권고하고 대화를 촉진한다", "(북미가) 이견은 뒤로 미루고 공통점부터 찾아간다"는 원칙 아래 회담장 내에서 누구보다 열심히 뛰고 있다. 또한 주최국으로서 각종 접촉에서 거론된 내용을 다른 참가국들에게 충실히 전달함으로써 회담이 원활하게 진행되도록 하고 있다.
특히 북한을 배려하는 듯하면서도 다른 참가국들이 수긍할 수 있는 방안을 제시해 중재자로 역할을 십분 발휘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중국에 대한 평가는 회담 성사 이전 심각한 위기감 속에서 북한과 미국에 수 차례 특사를 파견해 6자 회담을 이끌어내는 과정에서부터 나왔다. 르몽드는 "중국은 6자 회담 성공을 위해 계속해서 노력을 아끼지 않을 것"이라며 "중국은 이를 통해 위상이 크게 높아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김철훈기자 chki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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