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정부는 미군이 이라크에서의 지휘권을 행사하는 것을 조건으로 다국적군이 유엔의 지원을 받아 이라크에서 활동하는 것을 허용할 수 있다고 리처드 아미티지 국무부 부장관이 27일 밝혔다.아미티지 부장관은 이날 미국의 3개 지역 뉴스 신디케이트와 가진 인터뷰에서 "다국적군을 유엔 통제 하에 두는 것이 한 가지 방안이 될 수 있다"며 "그러나 미국인이 유엔 사령관이 될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아미티지의 이 같은 발언은 지난주 코피 아난 유엔 사무총장이 공개적으로 거론한 바 있다.
미국은 이라크 내에서의 군사활동은 물론, 경제 정치 등 모든 분야에서 미군이 독점적 통제권을 행사한다는 입장을 고집해 왔다.
도널드 럼스펠드 국방부 장관은 25일 "미군이 유엔지휘 계통 하에 놓이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거듭 밝히기도 했다.
아미티지가 밝힌 유엔 참여구상은 1990년대 소말리아에서의 평화유지군 활동을 전례로 한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미군은 유엔 평화유지군의 일원으로 파병했으나 미군 장성이 미군에 대한 직접적 지휘권을 행사했다.
미국은 다국적군 파병과 이라크 전후복구에 따른 비용을 동맹국에 분담시키기 위한 새로운 결의안을 추진하고 있으나 당사국들은 유엔에 보다 많은 권한이 이양되지 않으면 참여할 수 없다는 입장을 보여왔다.
미국은 동결해 놓은 이라크 자산 중 이라크 근로자들에 대한 보수 등으로 충당하기 위해 할당한 17억 달러를 이미 소진한 상태이며, 의회에 올해 말까지 이라크 주둔비용으로 10억 달러를 추가 요청할 계획이다.
미군은 이라크에서의 군사작전 비용으로 매달 40억 달러를 투입하고 있다.
/황유석기자 aquariu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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