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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파원 리포트/국제사회 위안화 절상압력 강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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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파원 리포트/국제사회 위안화 절상압력 강화

입력
2003.08.2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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존 스노 미국 재무부 장관의 9월 초 일본―중국―태국 순방을 계기로 중국 위안(元)화 평가절상 문제가 국제경제계의 초점으로 떠오를 전망이다. 스노 장관은 9월 1∼2일 일본을 방문한 뒤 2∼3일 중국을 들러 4∼5일 태국의 푸켓에서 열리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재무장관 회의에 참석할 예정이다.미 국무부는 18일 스노우 장관의 아시아 순방 일정을 발표하는 보도자료에서 "중국과 금융부문의 개방·개혁과 무역, 환율 등을 논의할 것"이라고 위안화 환율 문제가 주요 의제임을 밝혔다.

시오카와 마사주로(川正十郞) 일본 재무성 장관도 26일 각의 후 기자회견에서 스노 장관과의 회담 및 푸켓 APEC 재무장관 회의에서 위안화 문제가 다루어질 것이라고 밝혔다.

스노 장관은 7월30일 블룸버그 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중국 정부는 시장개입을 줄여가면서 시장이 환율을 결정할 수 있도록 허용해야 한다"고 말한 이래 현재 1달러 당 8.3위안으로 사실상 고정돼 있는 중국의 고정환율제를 계속 비난하는 발언을 쏟아 내왔다.

시오카와 장관도 8월 들어 "환율은 각국의 경제여건과 시장원칙을 반영해야 한다"면서 "위안화 가치가 달러에 비해 너무 저평가돼 있는 것이 문제"라며 스노 장관에 보조를 맞췄다.

일본 재무성은 최근 각국의 구매력을 감안한 위안화의 가치가 2001년 기준으로 실제보다 14.1% 저평가돼 있다는 추산을 내놓기도 했다.

이에 따라 미일 양국이 스노 장관의 중국 방문과 APEC 재무장관 회의를 통해 위안화 절상의 필요성을 중국측에 제기한 뒤 올 가을 선진7개국(G7) 재무장관·중앙은행총재 회의에서 의제화할 것이라는 관측이 대두하고 있다.

올해 1∼6월 상반기 무역적자가 2,442억 달러로 사상 최고를 기록하고 있는 미국의 무역적자에서 대 중국 적자는 20% 이상을 차지한다. 일본도 2001년 대 중국 무역적자가 사상 최고를 기록했었고 2002년에는 중국이 미국을 제치고 최대 대 일본 수출국이 됐다.

미일 제조업계에서는 이 같은 '세계의 공장' 중국의 수출공세로 인한 위기감이 고조돼 1985년 플라자 합의로 엔―달러 환율이 국제 조정됐던 것과 같은 위안화 환율 조정이 시급하다는 주장이 세를 얻고 있다.

특히 내년 대통령 선거를 앞둔 미국의 경우 백악관에 업계의 압박이 커지고 있어 스노 장관이 이번 중국 방문에서 어느 때보다 강한 수위의 요구를 할 것으로 보인다.

일본은 중국 내의 반일 감정이 악화하는 등 역효과가 날 것을 우려해 먼저 나서기보다는 미국의 압력에 가세하며 문제를 제기해 나간다는 태도를 취하고 있다.

워싱턴의 국제경제연구소(IIE) 모리스 골드스타인, 니콜라스 라디 선임연구원은 26일자 파이낸셜타임스 기고문에서 "위안화 환율을 조정하지 않을 경우 중국 수출품에 대한 미국과 유럽의 보호무역주의가 더 거세지고 아시아권에서도 국가간 긴장이 초래될 수 있다"며 15∼25%가량의 평가절상이 바람직하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또 "위안화 환율이 조정되지 않으면 중국 금융부문의 과열현상이 심화해 부실채권 문제가 악화할 위험성이 있다"면서 중국 경제에도 도움이 된다는 논리를 전개했다.

이에 대해 중국측은 국내 금융시스템의 정비와 자본 자유화 등의 속도에 맞추어 서서히 환율정책을 변경해 나가야 하며 '위안화의 안정'이 중요하다는 입장이다.

중국국제무역촉진위원회(CCPIT) 완지페이 위원장은 26일 서울에서 열렸던 태평양경제협의체(PBEC) 패널토론에서 "1997년 아시아 통화위기 때도 중국 환율제도를 바꿔야 한다는 의견이 많았지만 중국은 환율을 바꾸지 않았고 이는 중국과 세계 경제 안정화에 기여했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 "중국의 수출이 늘고 있지만 수입도 늘고 있으며 위안화가 변동되면 이웃 국가에 영향을 줄 것"이라고 말했다. 이는 중국에 부품이나 원재료를 수출해 중국에서 최종제품을 생산한 뒤 세계시장에 수출하는 한국과 대만, 중국처럼 고정환율제인 말레이시아 등에 위안화 절상이 끼칠 악영향을 경고한 것으로 풀이된다.

/도쿄=신윤석특파원 ysshi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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