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무늬 비키니 수영복에 배치기, 힘들면 중간에 휴식…. 2003 대구 유니버시아드 수영 경기가 열리고 있는 두류수영장에서 한 흑인 선수의 기행이 관중들을 웃음의 도가니로 몰아넣었다. 화제의 주인공은 탄자니아 수영선수 캐서린 카하부카(24).카하부카는 26일 이곳에서 열린 여자 자유형 400m 예선에 출전해 1위(미국 디즈키 에위크·4분12초80)보다 무려 5분30여초나 느린 9분43초08만에 결승점에 도착했다.
물론 그를 제외한 다른 선수들은 이미 수영장을 떠난 뒤였다.
카하부카의 기이한 행동은 시합전부터 주목을 받았다. 카하부카는 경기전 꽃무니 비키니 수영복을 입고 경기장에 나타나 관계자들을 당혹케 했다. 한국 임원들이 부랴부랴 원피스 수영복을 구해줘 멋지게 차려입고 출발대에 올랐지만 바로 '배치기'로 입수해 관중석을 웃음바다로 만들었다.
또 물안경을 선물받았지만 착용해본 적이 없어 평소대로 눈을 감고 수영하다 레인을 벗어날 뻔 하는 가하면 턴 지점에서는 돌기를 못해 그대로 머리를 부딪히는 모습을 보였다.
더구나 경기 도중 힘이 달리자 중간에 휴식을 하는 등 기행을 일삼았다.
탄자니아 다르데스살람대 의과대학 4학년에 재학중인 카하부카는 경기 후 "정식 수영장에서 완주를 해보기는 처음이라 힘들었다"며 "내년 아테네 올림픽에도 탄자니아 수영 대표로 출전하고 싶다"고 당당하게 포부를 밝혔다.
/대구=특별취재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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