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계 투자펀드인 론스타가 1조3,834억원에 외환은행 지분 51%를 인수, 외환은행의 경영권을 확보했다.외환은행과 론스타는 27일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외환은행 지분매각 및 외자유치 등에 관한 본계약을 체결하고 론스타를 상대로 주당 4,000원에 신주 2억6,875만주를 발행, 1조750억원의 신규 자본을 확충하기로 했다. 외환은행은 또 수출입은행 지분 중 3,086만주와 코메르츠은행 지분 중 2,623만주를 주당 5,400원씩 총 3,084억원에 매각하게 된다.
외환은행은 다음달 16일 임시 주주총회를 열어 신주의 액면가 미만 발행을 최종 승인할 예정이며 론스타는 다음달 말까지 인수대금을 전액 현금으로 지급할 예정이다. 론스타의 지분매각은 향후 2년간 제한된다.
론스타는 어떤 펀드 외환은행의 새 주인이 된 론스타(Lone Star)는 미국 텍사스주 댈러스에 본사를 둔 세계적 투자펀드이다. 미국의 연기금과 사립학교 재단 등이 전주(錢主)인 론스타 펀드는 한국 내 투자규모만 10조원이 넘고 세계적으로 약 180억달러의 펀드를 운용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론스타가 국내에 이름을 알린 것은 외환위기 이후 국내 부실채권을 대거 사들이면서부터. 1998년 자산관리공사로부터 5,000억원 어치의 부실채권을 사들인 것을 시작으로 조흥은행 7,600억원(99년), 예금보험공사 5,300억원(2000년) 등의 부실채권을 10∼18% 수준에서 매수, 이를 비싼 값에 되파는 방식으로 적지 않은 수익을 올렸다. 올해에도 3월 삼성, 외환카드로부터 1조6,000억원 규모의 부실 카드채를 매수했다.
론스타는 외환위기 직후 명동의 청방빌딩을 200억원에 매입한데 이어 역삼동 스타타워를 6,632억원, 여의도 동양증권과 SKC 빌딩을 각각 665억원, 660억원에 매입하는 등 국내 부동산에 대해 쉼 없는 입질을 해오고 있다. 특히 최근에는 동양증권·SKC빌딩을 팔아 400억원에 이르는 양도차익을 거뒀다. 4월에는 법정관리중인 극동건설을 인수한데 이어 최근에는 고려산업개발 인수·합병(M& A)에도 눈독을 들이고 있다.
론스타는 금융업에도 눈길을 돌려 지난해 4,000억원을 주고 한빛여신(현 스타리스)을 인수한 데 이어 서울은행 인수전에도 뛰어들었으나 하나은행에 고배를 마셨다. 그렇지만 올해 산업은행과 합작해 자산관리회사 KDB론스타를 출범시키는 등 한국 금융시장에 대한 지속적인 관심을 보여왔다.
현재 한국시장 총책임자는 한국계 미국인인 스티븐 리로, 론스타 본사에서 서열 3위의 실세로 알려져 있지만 한국 언론에는 한 번도 모습을 드러내지 않고 있다. 유회원 론스타 어드바이저코리아 사장은 (주)대우 임원 출신이며, 심광수 고문은 산업은행 부총재를 역임했다. 론스타의 외환은행 인수를 바라보는 시각은 크게 두 가지. 하이닉스 반도체, 현대건설 등 현대 계열사 부실과 SK글로벌 사태로 9,000억원대의 부실채권을 떠안은 외환은행으로서는 론스타가 '구세주'라는 시각과, 투기성 외국자본을 통해 막대한 국부유출이 우려된다는 부정적 시각이다. 한 시중은행 임원은 "론스타가 지분매각 제한이 풀리는 2년 후 차익을 올려 빠져나갈 경우 국내 금융시스템은 또 한차례 큰 홍역을 치를 것"이라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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