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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치혁의 수능보감]혼자 공부시간 없다면 유명학원·과외도 "무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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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치혁의 수능보감]혼자 공부시간 없다면 유명학원·과외도 "무효"

입력
2003.08.2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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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포에 사는 J군의 일주일은 빡빡하다. 요즘 잘 나가는 대치동의 학원 2차례, 목동의 수학학원도 1차례, 집 근처 학원에도 2차례나 간다. 어머니가 주변에서 주워 모은 정보를 통해 고르고 고른 정예학원들이다. 여기에 사회탐구와 과학탐구는 동영상강의로 메운다.모든 과목을 학원과 과외로 정리하는 셈이다. 어머니는 거의 30분 단위로 치밀하게 짜여진 스케줄 수첩에 따라 최선을 다한다고 자신만만해 했다. 아이가 번거로울까봐 손수 운전으로 학원을 오가는 일도 어머니 몫이다. 대치동 D중의 3학년 Y군도 학원을 6개나 다닌다. 수학이 약하다고 과외와 학원을 병행하고 있고 영어, 논술, 과학, 컴퓨터를 배우고 있다. 집값이 천정부지로 솟구치는 대치동, 무리를 해가며 이사온 만큼 입시의 메카에 사는 이점을 충분히 살리고 있다고 어머니는 흐뭇해 한다. 상담에서 만난 이 어머니들은 말로만 듣던 '선수'들이었다. "어느 강사가 요즘 어디로 옮겼다" "요즘 그 강사가 약발이 떨어져간다" 학원 강사들의 일거수 일투족을 정확하게 꿰고 자식의 공부단계에 맞춰 다음에는 무슨 과목을 들을지 스케줄을 짜는 것을 보면 유명연예인의 매니저를 보는 느낌이다.

'프로' 어머니를 둔 아이들의 실력은 어떨까. 그토록 자신만만한 어머니의 자식들은 놀랍게도 성적이 오르지 않고 있었다. 오히려 떨어지는 양상이었다. 답답하다 보니 상담을 하러 온 것이기도 하겠지만 문제의 본질은 의외로 간단하다. 이런 경우는 한 가지 질문만으로도 충분하다. "하루에 학원시간을 빼면 몇 시간이나 혼자 공부하냐." 돌아오는 대답은 십중팔구 "거의 없다" 이다. 학원을 좀 줄이고 혼자 정리하는 시간을 늘리는 것이 유일한 처방이다.

왜 '단군이래 최저학력'이라는 말이 나올까? 초등학교 때부터 방과후에 학원을 다니며 열심히 공부를 하는 것 같은데 공부한 것은 어디로 사라지는 것일까? 이유는 간단하다. 학원에 다닌다고 공부가 다 되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듣는 것만으로는 지식이 자기 것이 되지 않는다. 유능한 선생님의 강의를 들었다는 것과 시험문제에서 만났을 때 풀 수 있다는 것은 별개다. 결국 학원강의도 자기 공부시간을 통해 복습을 해야만 온전하게 제 것이 될 수 있다.

혼자 공부하는 시간의 중요성은 본인의 저서 '대한민국 0.1%'의 통계에서 두드러진다. 학원, 과외를 제외한 공부시간을 살펴보면 학기중에 4시간 이상 공부한 학생은 최상위권이 64%인데 반해 보통학생들은 10%에 머물렀다. 일요일과 방학중의 공부시간도 큰 차이가 난다. 일요일에 5시간 이상 공부한 학생들의 비율은 최상위권 66%, 보통학생 23%였고 방학중 5시간 이상 공부한 비율은 최상위권 74%, 보통학생 36%였다. 방학이라고 학원에 매달리는 학생들은 자신을 돌아볼 필요가 있다. 복습을 통해 정리하고 있지 않다면 시간과 돈을 길거리에 뿌리고 다니는 것이다.

/황&리 한의원장 겸 수험생 컨설턴트·www.hwangnle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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