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힘세진 美 중남미계 "히스패닉 NO" "라티노라 불러다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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힘세진 美 중남미계 "히스패닉 NO" "라티노라 불러다오"

입력
2003.08.2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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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스패닉(Hispanic)'이냐 '라티노(Latino)'냐.미국 최대의 소수민족으로 떠오른 중남미계 이민사회가 정체성에 관한 명칭을 놓고 논란을 벌이고 있다. 워싱턴 포스트는 25일 흔히 사용하던 히스패닉이라는 호칭을 거부하고 라티노로 부르자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 신문은 이런 움직임이 미국 중남미계의 힘을 반영하는 것으로 단순히 표현의 문제가 아니라 정체성 회복 운동 차원에서 일어나고 있다고 분석했다. 미국의 히스패닉은 2001년 7월 3,700만 명으로 흑인보다 많아졌다.

히스패닉은 스페인과 포르투갈 등 유럽 이베리아 반도 출신 백인의 후예에 대한 영어식 표기이다.

반면 라티노는 스페인 식민통치를 경험한 라틴아메리카 지역 원주민의 후예를 가리킨다. 현재 중남미 지역 사람들도 스스로를 라티노로 부른다.

이 때문에 두 단어의 사회적 함축성은 크게 다르다. 히스패닉은 과거 식민지 종주국이었던 스페인과의 관계를 강조하는 백인 위주의 뉘앙스를 풍긴다. 반면 라티노는 중남미의 토착성에 무게가 가면서 비교적 중립적인 의미를 띤다.

라티노를 선호하는 이들은 히스패닉이 노예적 냄새를 풍긴다며 "히스패닉은 과거 흑인을 비하해 불렀던 니그로와 같은 의미를 담고 있다"고 강조한다.

미국에서 히스패닉이란 용어는 1970년 리처드 닉슨 대통령 당시 인구조사를 위해 편의적으로 사용하기 시작했다가 80년 인구조사 때 정부 공식 용어로 정착했다.

라티노를 고집하는 사람은 아직 소수다. 지난해 중남미계를 대상으로 한 조사에 따르면 히스패닉과 라티노를 선호하는 비율은 34%와 13%였다. 둘 다 괜찮다는 응답은 53%였다.

워싱턴 포스트는 중남미계의 명칭 정립 움직임은 60년대 흑인들이 민권운동을 통해 니그로란 멸칭의 굴레를 벗어던진 것과 같은 맥락이라고 분석했다.

/배연해기자 seapower@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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