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적 미디어 재벌 루퍼트 머독이 위성방송 사업자인 스카이라이프 지분참여를 통한 국내방송 시장 진출을 다시 추진하고 있다.26일 업계에 따르면 머독이 이끄는 뉴스코퍼레이션그룹의 스타TV는 최근 스카이라이프에 투자제안서를 보냈으며, 세부 투자조건을 놓고 스카이라이프와 협상을 벌이고 있다. 스타TV는 1억 달러에 이르는 투자를 제안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머독이 1998년 한국 위성방송 시장 진출을 위해 스카이라이프의 경쟁사였던 데이콤측과 양해각서(MOU)를 체결할 당시의 투자금액 150억원의 8배에 이르는 규모다.
스타TV측은 향후 2년 이내에 스카이라이프 지분을 18%까지 늘려 나갈 계획이며, 이 회사의 자본지출, 프로그램 및 채널 공급계약에 관한 동의권과 이사 1석을 요구하는 등 경영참여 의지를 강하게 내비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투자가 성사될 경우 스타TV는 스카이라이프의 2대 주주까지 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스카이라이프에 대한 머독의 투자가 성사될 경우 대주주의 지분변동에 따른 방송위원회의 승인이 필요하지만 현행 방송법이 위성방송 사업자에 대한 외국인 투자지분을 최대 33%까지 허용하고 있어 법적 걸림돌은 없다.
이에 대해 스카이라이프는 "투자자문회사인 소시에떼 제네랄레(SG)를 주간사로 선정해 외자 유치 제의를 받은 바 있으며 스타TV는 그 중의 하나"라며 "행정 당국의 입장 및 국민적 정서까지 감안해 최종 투자 파트너를 정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머독의 국내 방송시장 재진출 소식이 전해지자 언론노조와 MBC 노조는 이날 성명서를 발표하고 일제히 반대 의사를 밝혔다. MBC 노조는 "머독의 한국방송 시장 진출은 제국주의적 성격을 드러내고 있는 거대 미디어 자본의 문화적 침탈"이라며 "미디어를 돈벌이 수단으로만 생각하는 머독이 한국에 진출할 경우 방송의 공영성이 무너지고 선정주의와 상업주의 바람이 거세질 것"이라고 주장했다. 언론노조도 "모든 방법을 동원해 머독의 국내 방송시장 진출을 저지할 것"이라고 밝혔다.
/김영화기자 yaah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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