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존 가전에 새로운 기능을 추가해 전혀 다른 제품으로 변신하거나 현재 판매중인 가전의 특정 기능을 부각시킨 기능성 가전제품이 잇따라 선보이며 나름대로 틈새시장을 개척하고 있다.올들어 내수 시장이 극심한 침체를 보이면서 기존 가전 제품들의 판매가 제 자리를 맴돌고 있지만, 기능성 가전제품은 꾸준한 성장세를 보이며 가전 시장의 새로운 총아로 각광 받고 있다.국내에서 기능성 가전의 시초는 김치냉장고. 모든 음식을 보관하는 종합 저장고로서의 냉장고 기존 개념을 뒤엎고 시장에 선보인 김치냉장고는 올해로 출시 10년째를 맞이하며 주부들이 가장 갖고 싶은 가전제품 1위에 올랐다.
1999년 60만대가 팔려 나간 데 이어 2001년에는 100만대를 돌파했고 올해에는 150만대 이상 판매될 것으로 전망돼 전체 냉장고 판매량의 50%를 점유할 것으로 보인다.
김치냉장고에 이어 화장품 냉장고와 와인냉장고도 최근 인기 가전제품으로 떠올랐다. 3년 전 처음 출시된 화장품 냉장고는 2001년 판매가 4,000여대에 불과했지만, 올해는 50만대(400억원) 규모로 급성장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화장품 냉장고의 인기는 피부 특성과 제품 특징에 따라 온도를 설정할 수 있어 미용에 관심 있는 여심의 마음을 사로 잡았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이젠텍이 내놓은 화장품 냉장고 '차빌'은 최대 단점인 이슬 맺힘 현상을 방지하는 것은 물론, 바람이 안쪽으로 돌도록 해 문을 열었을 때에도 냉기가 빠져나가지 않도록 했다.
또 와인숍, 골프장, 호텔 등으로 수요가 한정됐던 와인 냉장고도 최근 와인애호가 급증하는 추세와 더불어 일반인들에게도 서서히 보급되고 있는 상황. 미세한 온도 변화에도 맛이 변해버리는 와인의 경우 일반 냉장고에서 보관하기가 쉽지 않다.
결국 와인 특유의 맛과 향을 오래 보관하기 위해서는 1도 단위로 섬세하게 온도를 조절할 수 있는 와인냉장고가 필요하다. 또 와인 보관에서 온도 못지않게 중요한 습도 조절도 가능하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아직 500대 미만으로 판매가 머물러 있지만, 기업인, 고위공무원, 변호사, 의사 등 오피니언 리더들을 중심으로 와인 마니아가 많아 급속도로 시장이 성장할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전통적 가전제품 개념과는 다소 거리가 있지만, 공기청정기 정수기 비데 등도 아파트 생활의 확산과 더불어 관심을 모으고 있는 기능성 가전제품. 2000년 4,000억원에 불과했던 정수기 시장은 올들어 2배 이상 늘어나 1조원 규모가 될 것으로 업계는 내다보고 있다. 비데 시장도 지난해 1,350억원 수준에서 올해 2,200억원으로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공기청정기는 삼성전자 등 대기업들까지 가세하며 올들어 급성장하고 있는 추세다.
소형 가전의 경우 톡톡 튀는 아이디어 상품이 속속 선보이고 있다. 플렉시스의 실리콘 키보드는 재질이 실리콘으로 되어 있어 두루말이처럼 말아서 다닐 수 있는 파격적인 제품. 지난해 라스베이가스 가전쇼에서 '베스트 키보드'제품으로 선정되기도 했다. 또 최근 전동 칫솔을 사용하는 가정이 늘어나면서 (주)시나머천다이징은 가정에서 치석을 제거할 수 있는 치아착색제거기 벨로블랑코를 내놓기도 했다. 한 달에 한 두 번만 사용해도 미백효과가 뛰어나 직장인을 중심으로 인기를 모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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