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비자금 '150억원+α' 사건을 수사중인 대검 중수부(안대희 검사장)는 25일 권노갑 전 민주당 고문 등 구 여권 실세들의 비자금 관리인으로 알려진 김영완(50·미국체류)씨가 자신의 측근 황모(49)씨를 통해 1,000억원대 비자금을 운용한 정황을 확보하고 황씨의 소재를 추적중이다.김씨는 1990년대 후반 이후 황씨와 오모(45)씨를 최측근으로 두고 비자금을 관리해 왔으며 황씨는 김씨를 대신해 각종 부동산 매입 및 채권투자 등의 방법으로 비자금을 운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씨 소유의 벤처업체 D사 대표를 지낸 황씨는 현재 강남구 포이동에 있는 부동산전문업체 D사의 대표로 있으며 검찰의 현대비자금 수사가 본격화하기 직전인 6월 중순 가족과 함께 해외로 출국한 상태다.
검찰은 김씨가 관리한 비자금의 전체 규모와 출처 파악을 위해 황씨에 대한 조사가 필수적이라고 보고 신병확보에 주력하고 있다.
또 김씨의 국내 은닉재산에 대한 수사결과 김씨는 당초 알려진 강남구 청담동 C빌딩, 역삼동 S빌딩 이외에 도곡동에 있는 6층짜리 J빌딩을 소유한 것으로 드러났다. 황씨 명의로 된 포이동 D빌딩도 김씨가 실질소유자인 것으로 알려지는 등 추가로 드러난 김씨의 부동산 규모만 100억원이 훨씬 넘는 것으로 검찰은 추정하고 있다.
한편 검찰은 권 전 고문이 2000년 4·13 총선 당시 지인들에게 빌려 선거자금으로 사용했다는 110억원과 관련, 민주당측에 증빙자료 제출을 요구했다. 검찰은 민주당측에 110억원의 입금 경위와 변제 유무, 사용내역 등에 대해 소명해줄 것을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으며, 자료 내용이 부실할 경우 당 재정 관계자 등을 참고인 자격으로 소환 조사할 방침이다.
검찰은 이번 주말께 권씨를 특가법상 알선수재혐의로 구속기소키로 했으며, 현대측으로부터 양도성 예금증서(CD) 150억원을 수수한 혐의를 받고 있는 박지원 전 청와대 비서실장에 대해서도 뇌물수수 혐의를 추가해 기소하는 방안을 검토중이다.
/이태규기자 tglee@hk.co.kr
노원명기자 narzi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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