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리 표현의 자유가 보장돼 있다지만 때와 장소를 가릴 줄 알아야지, 세계 대학생들의 체육행사 분위기를 망쳐서야 됩니까?"보수단체와 북한 기자단의 충돌이 있었던 24일 오후 대구경북지역 60여개 시민단체로 구성된 통일유니버시아드시민연대의 홈페이지에는 보수단체의 행동을 비난하는 글들이 잇달았다. 통일유니버시아드시민연대도 이날 밤 긴급기자회견을 갖고 "일부 단체들의 반북행위는 북측에 대한 모독이자 결례이며 북측 응원단을 환영하고 있는 대구시민들과 국민들에 대한 모독행위"라고 비판했다. 북한측이 주동자처벌과 사죄, 재발방지 담보 등 을 요구하며 반발하자 대회 조직위원장인 조해녕 대구시장도 25일 회견에서 전날의 충돌사태에 유감을 표명한 뒤 "대구 U대회가 지향하고 있는 순수 아마추어정신을 훼손하지 않도록 시위 등의 행위를 자제해주기 바란다"고 촉구했다.
충돌사태 직후 '대회참가 재고려'운운하며 철수를 시사했던 북한측은 25일 수영, 양궁 등 예정됐던 종목에 모두 출전했다. 이로써 자칫 최악의 국면으로 치달을 뻔 했던 충돌사태는 일단 고비는 넘겼다. 그러나 보수단체들이 25일 "진정으로 사과해야할 쪽은 오히려 북측"이라고 비난하고 나선 데다 북측도 주동자처벌 등을 계속 요구하고 있어 완전히 불씨가 꺼진 것은 아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애가 타는 것은 대구시민들이다. 이미 북한측이 불참할 뻔 했던 곡절을 겪은 바 있는 대구시민들은 축제가 파장이 되지나 않을까 노심초사하고 있다. 한 택시기사는 "젊은이들의 순수 체육축제에 왜 서울의 정치단체들이 몰려와서 야단들이냐"고 말했다. 보수단체들은 이들의 목소리에도 귀기울여야 하지 않을까?
고성호 사회1부 기자sungh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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