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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우려되는 정부의 언론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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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우려되는 정부의 언론관

입력
2003.08.2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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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순균 국정홍보처 차장의 아시안 월 스트리트 저널 기고문은 논란이 많다. 정 차장은 22일자 기고에서 한국 기자들의 자질과 도덕성을 문제 삼았다. 그는 "많은 한국 기자들은 기초적인 사실이나 중요한 부분을 확인 않고 기사를 쓰는 경향이 있다"며 "부처마다 긍정적인 기사를 기대하면서 중요하다 싶은 기자들에게 술과 식사를 대접하고 정기적으로 돈 봉투를 건넸다"고 썼다. 이어 "노무현 정부는 이 같은 잘못된 관행을 시정하기 위해 과감한 개혁을 시도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그의 말이 사실이라면 한국의 기자들은 기본 중의 기본인 사실 확인도 제대로 않은 채 돈이나 밝히는 '파렴치한 집단'이 되고 만다.국정홍보처는 말 그대로 국정을 홍보하는 기관이다. 이 기관의 견해는 정부 정책의 기본 방향을 대변하는 대표성을 갖는다. 정 차장의 기고가 개인의 차원을 넘어 정부의 언론관 및 언론인관을 말하고 있다고 판단하는 이유는 여기에 있다. 무엇보다 그의 직책 때문이다.

정 차장은 "실무자의 영어 번역 과정에서 일부 오류가 있었다"고 해명했다. 하지만 이는 '변명을 위한 변명'에 지나지 않는다. 그가 사석에서 이런 견해를 표명했다면 덮어질 수 있을지 모르겠지만, 정부의 언론 정책 핵심 관계자 명의의 정식 기고라는 점에서 그냥 넘길 사안이 아니다.

이 정부 들어 정부와 언론과의 관계가 예사롭지 않다. 정부의 언론관이 이런 시각에서 비롯됐다면 여간 심각한 일이 아니다. 정부가 강조하는 '건강한 긴장 관계'는 상대를 긍정적으로 인정하는 바탕 위에서만 가능하다고 믿기 때문이다. 정 차장은 "잘못에 대해서는 책임지겠다"고 했다. 하지만 그것으로 마무리될 수는 없는 일이다. 정부의 분명한 입장 표명이 요구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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