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신산업에 대한 규제 수준이 미국의 20배에 달하는 등 은행·통신 등 국가 기반 서비스 산업에 대한 우리나라 정부의 규제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주요 회원국 중에서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또 이같은 과도한 규제로 한국 기업과 국민들이 경쟁국에 비해 훨씬 비싼 은행 및 통신 이용료를 부담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24일 대외경제정책연구원(KIEP)이 입수한 세계무역기구(WTO)의 '2003 세계무역보고서(World Trade Report 2003)'에 따르면 통신산업에 대한 한국 정부의 규제지수는 0.682로 미국(0.0333), 영국(0), 일본(0.0436), 독일(0.0493) 등 주요 선진국에 비해 훨씬 높았다. WTO규제 지수는 0부터 1까지로 평가되는데 숫자가 높을수록 규제의 강도가 크다. 또 경쟁국인 홍콩(0.2067), 싱가포르(0.444) 등 보다도 정부 규제가 높았다.
은행 부문에 대한 규제도 선진국 보다 평균 3∼4배 가량 높았다. 외국 자본이 국내 은행시장에 진출할 경우의 규제지수가 한국의 경우 0.4272에 달한 반면 미국과 영국의 지수는 각각 0.0634, 0.0708에 머물렀다.
WTO에 따르면 한국의 은행 이용자는 필요 이상보다 36.7%나 비싼 서비스 이용료를 지급하고 있으며, 통신 서비스료는 적정 수준보다 8.4%나 높다. 반면 미국, 영국, 프랑스, 독일 등 선진국은 정부 규제에 따른 소비자 부담이 한국의 10분의1 수준에 머물렀다.
/조철환기자 chch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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