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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3.08.2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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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권력 /버트런드 러셀권력을 탐하다 몰락한 정치인 이야기가 신문 1면을 장식할 때면 으레 사람들은 그들의 욕심을 꾸짖고 권력의 무상함을 논한다. 그러나 권력은 정치인 손아귀에만 놓여있는 게 아니다. 권력은 일상 생활 곳곳에 침투해 있고 그것을 쟁취하고자 하는 의지와 욕망은 누구에게나 있다. 영국의 철학자이자 사회사상가인 버트런드 러셀은 권력에 대한 인간의 욕망이야말로 사회를 움직인 원동력이라고 말한다. 저자는 고대 왕정국가를 거쳐 현대 민주주의 국가에 이르는 동안 왕, 성직자, 혁명가, 자본가들이 어떻게 권력을 손에 넣었으며 또 행사했는지를 분석함으로써 권력의 생리와 본질을 밝혀낸다. 권력이 평화를 빼앗고 삶을 송두리째 흔드는 악마적 힘으로 전락하는 걸 막기 위해 윤리의 재갈을 물려야 한다고 주장한다. 러셀은 "세상은 지배해야 할 대상이 아니라 이해하고 사랑해야 할 존재로 인식해야 한다"고 말한다. 열린책들 1만2,000원.

■ 문신의 역사 /조현설 지음

문신은 더 이상 낯설지 않은 문화 현상이다. 간혹 병역기피 수단이나 조폭들의 흉칙함을 연상시키지만 미적 표현과 패션으로 자리잡은지 오래 됐다. 문신은 언제부터 왜 했을까. 현재까지 가장 오래된 문신은 1991년 알프스 산에서 냉동된 채 발견된 사냥꾼에서 확인됐다. 기원전 3,300여 년에 죽은 것으로 추정되는 이 사냥꾼의 몸에서 58개의 문신이 나오는 걸 볼 때 문신의 역사는 최소 청동기시대 이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우리나라 삼한시대에도 문신의 풍습에 대한 기록이 있으며, 세계 전역에 고루 퍼져있다. 문신은 가학적 환상, 근친상간적 욕망에서 일어나는 죄의식, 억압된 동성애적 욕망을 상징하는 한편, 심리적 불안감을 없애주고 인체를 아름답게 보이는 주술적, 미적 기능도 했다. 지역과 시대에 따른 문신의 형태와 방법 등을 추적해가는 이야기가 흥미롭다. 저자는 고려대 국문과를 나와 동국대에서 티벳, 몽골, 만주, 한국의 건국신화 비교연구로 박사 학위를 받았다. 살림 8,000원.

■ 왜 학교에 가야 하나요 /하르트무트 폰 헨티히 지음

왕따, 과도한 대입 경쟁, 사제간의 불신. '교실 붕괴'라는 말은 우리 공교육의 현실을 대변한다. 그럼에도 학교에 가야 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이 쉽지 않은 질문에 대한 답을 독일의 교육 문제 전문가인 저자는 스물 일곱 통의 편지로 풀어내고 있다. "왜 학교를 가야 하나요?" 하는 어린 조카의 당돌한 질문을 받고 저자는 외교관 아버지를 따라 여러 나라에서 학교를 다닌 경험을 들려준다. 수학자가 될 것도 아닌데 수학을 배워야 하는 이유 등등 학교를 다니고 있거나 다녀본 사람이라면 누구나 한 번쯤은 고민해봤을 문제들이 편지글 형식으로 자연스럽게 답을 얻는다. 저자의 생생한 경험담과 교육에 대한 진한 애정은 책을 빛나게 하는 미덕이다. 개학이 두려운 아이들, 애들 학교 보내기 무섭다는 말을 입에 달고 사는 부모들이라면 일독해볼 만하다. 비룡소 8,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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