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일 한나라당에는 전날 김대중 전대통령이 언급한 맹자의 '역성(易姓) 혁명론'을 두고 설왕설래가 무성했다. 김 전대통령은 하버드 국제학생회의 개막식 연설에서 "임금이 선정을 베풀지 않고 백성을 괴롭힌다면 백성은 임금을 추방할 권리가 있다"고 말한 바 있다. 이에 대해 대부분 의원들은 "김 전대통령이 현 정권 출범 후 호남 소외와 대통령의 대북 송금 특검법 수용으로 누적된 불만을 표현한 것"이라고 해석했다.박진 대변인은 "정치인의 말, 특히 '말의 정치'에 능한 김 전대통령의 말에는 우연이 없다"며 "현 상황과 맥락을 살펴볼 때 노 대통령이 사면초가(四面楚歌)에 놓인 것 같다"고 풀이했다. 박주천 사무총장도 "왜 그런 얘기가 나왔는지 노 대통령이 먼저 되새겨 봐야 한다"고 청와대를 겨냥했다. 홍준표 의원은 "자기가 만든 대통령을 추방할 수 있다는 논지"라며 "묘하다"고 말했다. 김문수 의원은 "지금 시기에 아주 적절한 말"이라며 "DJ가 호남민심을 대변하는 입장에서, 선배 대통령으로서 노 대통령을 엄청나게 걱정하고 있는 것 같다"고 해석했다.
반면 이강두 정책위의장은 "집권 시절 부정부패로 우리 사회를 혼란으로 몰아넣은 DJ가 이런 말을 할 자격이 있는지 의심스럽다"고 지적했다.
/이동훈기자 dh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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