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21세기 보헤미안’입니다. 움직인다는 것은 살아있다는 증거죠. 내가 움직이고, 그가 움직이고, 세상이 움직입니다. 정착하고 사는 게 문명인이라고요? 이동하고 옮겨다니는 건 집시들이나 하는 짓이라구요? 뭐, 어때서요, 전 쉬지 않고 움직이는 게 즐겁기만 한데요. 그렇다고 제가 남들보다 부족한 게 있나요.물론 심심하고 따분하게 터벅터벅 떠돌아다니는 건 아니죠. 제 주머니에는 ‘21세기 만화경’이 들어있습니다. 삼라만상을 품고있는 이 녀석만 있으면 심심할 것도, 가지 못할 곳도 없어요. 뭔지 몰라도 부럽다구요? 댁도 그 놈을 손에 들고 계시면서 왜 그러십니까.
동댕! 정답은 휴대폰. 이 녀석은 가로 세로 2.5인치 컬러 액정화면으로 모든 것을 말합니다. 손바닥 안에서 따뜻한 빛을 내는 이 작은 창은 하루에도 수십번씩 얼굴을 바꾸죠. 출근 길에는 TV화면이 됐다가, 일할 때에는 사랑하는 이의 모습이 담긴 액자로, 퇴근 길에는 인터넷창으로, 야밤의 재즈바에서는 카메라로 변신합니다.
직도 멍하니 텔레비전을 쳐다보는 것이 제일 재미있나요? 자기 표현은 키보드로 한다구요? 그러면 뛰면서, 날면서, 두드리면서 얻어지는 즐거움은 어디서 찾으시려구요? 손안에 꼭 안기는 휴대폰 액정 안에는 무한 자유의 염원을 담은 현란한 세상이 당신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자, 어때요! 휴대폰 액정 속 초고속 자유를 누리는 ‘모바일 보헤미안’의 물결과 여행에 동참하지 않으시겠습니까.
/송용창기자 hermeet@hk.co.kr
/김신영기자 ddalgi@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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