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兩노총 항의방문·몸싸움… 노동계출신 의원들 퇴장 환노위 진통끝 "주5일제 통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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兩노총 항의방문·몸싸움… 노동계출신 의원들 퇴장 환노위 진통끝 "주5일제 통과"

입력
2003.08.2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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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5일 근무제 도입을 위한 근로기준법 개정안이 21일 몸싸움과 고성 속에 국회 환경노동위 전체회의를 어렵사리 통과했다. 회의에 앞서 표결 없이 합의 처리키로 의견을 모은 여야는 노동계 출신 의원들이 퇴장한 가운데 참석 의원들의 만장일치로 법안을 통과시켜 '정치적 부담'을 분산시켰다.회의는 시작부터 끝까지 우여곡절의 연속이었다. 당초 오전10시에 개의될 예정이었지만 법안통과를 저지하기 위해 국회를 기습 방문한 양대 노총 지도부와 의원들간의 실랑이로 1시간40분이 지나서야 열릴 수 있었다.

회의에서 송훈석(민주) 위원장은 당초 약속대로 노동계 출신 여야 의원들에게 반대토론을 허용했다. 한국노총 부위원장 출신 한나라당 김락기 의원은 "여야가 당지도부 방침이라는 이유로 정부안을 자구 하나 수정 않고 상정한 것에 자괴감을 느낀다"고 개탄했다.

그는 "정부안은 비정규·영세업체 노동자들에게 분노와 절망을 안기고 생존권을 위협하는 악법"이라며 재고를 주장했다.

한국노총 위원장을 지낸 민주당 박인상 의원도 "노동계의 이유 있는 항변이 입법과정에서 철저히 무시됐다"며 "어제 소위에서 간곡히 수정을 요구했는데도 토씨 하나 고쳐지지 않았다"고 가세했다.

그는 "우리 사회는 곧 주5일 아버지와 주6일 아버지로 나뉘어진다", "법안 통과로 언제 터질지 모르는 폭탄이 설치되는 격" 이라는 등의 직설적인 표현을 동원해가며 정부안 수정을 강하게 요구했다. 이에 대해 한나라당 오세훈 의원은 "우리라고 노동자 입장을 고려하고 싶지 않았겠느냐"며 "경제위기를 더 이상 방치할 수 없어 정부안을 지지 한 것일 뿐"이라고 반박했다.

오전11시50분께 송 위원장이 법안을 처리하려 하자 박 의원은 회의장을 박차고 나갔고, 김락기 의원은 표결처리를 주장하다 같은 당 박혁규 간사의 만류를 받고 뒤이어 회의장을 떠났다. 낮 12시께 송 위원장은 법안이 참석 의원들의 만장일치로 통과됐음을 선포하고 의사봉을 두드렸다. 이 순간 방청석에 앉아 있던 한국노총 김성태 사무총장이 자리에서 일어나 "주5일제 법안을 만들랬더니 노사갈등촉진법을 만드냐"고 고함치며 거세게 항의하다 경위들에 의해 끌려나갔다.

이에 앞서 한국노총 이남순 위원장과 민주노총 단병호 위원장 등 양대 노총 지도부는 법안 처리를 막기 위해 이날 아침 일찍 환노위를 기습 방문했다. 이들은 "전체회의에서 노동계 입장을 반영할 발언기회라도 달라"며 송 위원장과 실랑이를 벌였다.

이 과정에서 양대 노총 관계자들과 국회 경위들간에 몸싸움이 벌어졌고 일부 노동계 인사들이 회의장에 진입하려다 경위들에게 저지당하기도 했다.

양대 노총 측은 "다시 노사협상안을 만들어낼 수 있도록 정부안 처리를 미뤄달라"고 요구했다. 한국노총 김 사무총장은 "재계가 총선 정치자금을 대준다고 노동자를 이렇게 대우해도 되느냐"고 몰아세우기도 했다. 법안이 통과되고 난 뒤 양대 노총 위원장들은 "법사위와 본회의 처리를 모든 수단을 동원, 저지하겠다"고 선언했다.

/이동훈기자 dh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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