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 미술의 거장 피카소의 판화, 에스키스 전시와 함께 관람객들이 직접 피카소의 대작을 따라 그려볼 수 있는 참여 프로그램을 마련한 '피카소와 사랑 그리고 전쟁' 전이 25일까지 인사아트프라자 갤러리에서 열리고 있다.피카소가 스페인 내전의 참상에서 대작 '게르니카'를, 6·25 당시 일어난 신천 사건의 소식을 접하고 '한국에서의 학살'을 그린 것은 잘 알려진 일. 1937년 6월 개최 예정이던 파리국제박람회에 벽화를 출품하기로 했지만 한 달 전까지도 작품 구상을 하지 못하던 피카소는 당시 스페인 북부의 작은 마을 게르니카에 일어난 독일 비행대의 무차별 폭격 소식을 듣고 단숨에 '게르니카'를 완성했다.
그는 또 70세 되던 51년 10월 한국전쟁 중 황해도 신천군에서 주민 4분의 1이 목숨을 잃은 사건 소식을 접하고 임산부와 어린이들이 총부리 앞에 선 내용의 '한국에서의 학살'을 그렸다. 이번 전시는 이들 작품에서 나타난 피카소의 평화주의 정신을 기리기 위해 유니세프에 수익금의 일부를 기탁한다.
전시장 4층 전쟁 테마관에서는 피카소가 연필과 과슈, 크레용으로 그린 '게르니카를 위한 습작' 등 42점의 에스키스를 만날 수 있다. '게르니카' 와 '한국에서의 학살'을 그대로 모사한 작품도 전시된다.
이와 함께 '게르니카'에 숨겨진 피카소의 잠재의식에 따른 표현법 등을 공부할 수 있는 영상물도 상영된다. 5층 전시관에서는 1930년대 제작한 볼라르 판화 100점 1세트를 통해 평생 여인들과의 사랑을 예술의 동력으로 했던 피카소의 뜨거운 열정도 느낄 수 있다. 전쟁과 사랑, 극도로 상이한 본질이 인간의 삶 속에 공존하고 있음을 대가의 작품을 통해 느낄 수 있는 기회다. 문의 (02)736―6347
/하종오기자 joha@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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