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은 선글라스, 검은 양복, 기계음을 내는 무전기, 허리춤에 찬 차가운 금속 총…. '보안' 혹은 '경호'라는 단어에서 쉽게 떠올리는 이미지다.때문에 안전·보안 관련 컨설팅 전문업체 '시큐리티25(http://security25.com)' 정태진(37) 대표를 만나본 사람들은 먼저 그의 직업이 맞는지 반신반의하게 된다. 선글라스 대신 깔끔한 무테 안경을, 복장은 편안한 캐주얼을 선호하고, 정장일 경우에도 부드러운 색상을 고집해서다. 딱딱하고 무거운 세계에서 힘보다는 전문성으로 승부하는 젊은 사장의 생활은 어떤지, 회사 안과 밖에서의 삶을 직접 찍은 폴라로이드 사진으로 엿봤다.
/김신영기자 ddalgi@hk.co.kr 사진=최흥수기자
전문성으로 승부한다!
정 대표의 프로필은 보안과 관련된 이력으로 가득하다. 미국 미시간 주립대 정보통신학과를 거쳐 같은 대학에서 형사사법학으로 석사, 영국 리즈대 법과대 형사사법 프로그램에서 박사…. 곱상한 외모와 달리 '무시무시한' 전공들이 눈에 띈다. "아직 경호라고 하면 건달이나 깡패의 이미지를 떠올리시는 분이 많은 것 같습니다. 하지만 보안은 다각도의 접근과 분석이 필요한 전문 분야입니다."
정 대표는 12년간의 유학생활을 마치고 설립한 '시큐리티25'가 단순한 보안이나 경호에 국한되지 않은 통합 안전
컨설팅 회사가 되길 바란다. 386세대 경영자와 외국 VIP 고객을 주고객으로 삼는 '시큐리티25'의 직원들은 모두 무술 고단자이면서 유창한 외국어 실력을 겸비한 엘리트. 정 대표 자신도 평창 동계올림픽 유치위원회 안전자문위원을 맡았을 정도로 국내 안전·보안계의 실력자다.
혼자 살수록 몸 관리는 필수
'몸 만들기'는 현대인의 의무이자 권리. 정 대표 역시 바쁜 시간이지만 짬을 내 운동하기를 게을리하지 않는다. 태권도 5단을 자랑하는 실력자로 미국 버클리, 코넬, 미시간 주립대에서 태권도 사범으로 활동했고 미국 국내 태권도 대회 심판 경력도 11년에 달한다.
태권도로 다져진 몸을 유지하기 위해 일주일에 한두번은 한강 둔치를 한시간 정도 달리고 주말이면 꼬박꼬박 피트니스 센터에 들른다. 쇼트트랙 여왕 전이경 선수와 막역한 친구 사이라 최근에는 전 선수가 취미로 즐기는 인라인 스케이트도 배웠다. 사진은 최근 구입한
나이키 조깅화.
포장마차에서 친구들과 소주 한잔
긴 유학생활 때문에 사람들은 정 대표의 취향이 서구적이라고 생각하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그가 친구들을 만나 즐겨 찾는 곳은 최근 압구정 일대에 많이 생겨난 실내 포장마차. 일주일에 두세번, 친한 친구들과 함께 '패밀리 포장마차'를 즐겨 찾는다. 생기가 넘치고 이야기 나누기에 부담이 없어서 좋다고. 홍합탕, 계란찜, 계란말이…. 전형적인 '포장마차표' 메뉴와 양주마냥 얼음에 담겨 나오는 소주 한병이 친구들과의 밤을 밝혀준다.
가장 존경하는 분, 장기표 사민당 대표
미국 유학시절이었던 1994년에 만난 장기표 한국사회민주당 대표는 정 대표가 가장 존경하는 인사다. 미시간대 김길진 당시 국제대학원장 아래서 조교로 일하면서 객원 연구원으로 미국에 온 장 대표를 만난 후 '나라를 사랑하는 우익'의 모습을 지닌 그의 모습에 크게 감명 받았다.
적지 않은 나이에 각국의 국제 학생이 듣는 영어수업에서 1등을 놓치지 않던 장 대표의 열의도 잊을 수 없다. '정치는 사랑으로 해야 한다'는 이야기는 아직도 가슴에 새겨두고 자주 떠올린다. 요즘도 자주 전화를 걸어 안부를 묻는 사이.
가장 아끼는 수집품, 책
강남구 대치동에 있는 그의 아파트에서 가장 많은 공간을 차지하는 것은 책이다. 용인대 경찰행정학과에서 보안 컨설팅 관련 강좌를 3학기째 맡고 있기에 하루에 적어도 두시간은 강의를 위한 공부에 투자한다. 유학 시절 전공서적을 버리지 않고 모아둔 것은 큰 도움이 된다.
직업이 직업인지라 소설을 읽을 때도 톰 클랜시, 존 그리샴, 패트리샤 코넬, 다니엘 스틸 같은 첩보 스릴러물을 즐겨 읽는다. 영화를 볼 때도 그 안에 들어 있는 안전이나 보안 관계를 묘사한 사실성에 먼저 눈이 간다.
"최근 나온 영화 중에 경호와 보안과 관련해 가장 뛰어난 사실성을 보여준 영화는 로버트 레드포드 주연의 '스파이게임'입니다. 가장 황당한 영화요? '나쁜 녀석들'이죠, 하하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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