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여명의 회원이 가입한 흥신소 관련 유명 포털사이트의 D카페. '무엇이든 도와준다'는 문구와 휴대폰 전화번호를 남긴 흥신소 직원에게 전화를 해서 "부산에 있는 헤어진 여자 친구를 납치하려고 하는데 가능하냐"고 묻자 "300만원만 주면 얼마든지 가능하다"고 답했다. 심지어 그 업자는 "1,000만원 이상만 주면 경찰한테 들키지 않고도 안전하게 데리고 있겠다"고까지 장담했다.양길승 전 청와대 제1부속실장의 향응 장면을 몰래 카메라로 촬영하는 과정에 흥신소 직원 2명이 개입됐다는 사실이 드러나면서 돈만 주면 불법적인 행위도 서슴지 않는 흥신소업자의 부도덕한 행태가 다시 도마위에 올랐다. 이들은 '몰카', 감청, 미행에서부터 개인신용정보 빼내기까지 의뢰인이 원하는 일은 무엇이든지 행한다. 심지어 납치, 상해까지 서슴지 않는다.
한 흥신소 직원은 "불륜 장면을 촬영해주면 100만∼400만원, 감청은 50만∼200만원, 미행은 일당 10만원 정도를 받는다"며 "하지만 돈만 충분히 준다면 납치, 감금까지도 어렵지 않게 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들이 이렇게 활개를 치는 이유는 초기 투자비가 저렴하고 개인정보를 비교적 손쉽게 얻을 수 있기 때문. 경찰에 따르면 이들은 70만∼100만원을 투자해 고성능 망원 카메라, 일제 도청기 등을 세운상가 등에서 손쉽게 구입할 수 있다. 가짜 변호사 위임증을 만들어 갖고 다니며 동사무소에 제시해 주민등록번호, 등초본 등 개인신용정보를 손쉽게 빼내고 휴대폰 회사 내부 직원과 결탁해 개인정보를 얻기도 한다.
사건 의뢰가 끊이지 않는 것도 이들의 불법 활동을 부채질하고 있다. 최근에 검거된 한 흥신소 직원은 "인터넷을 통해 기본적인 신용정보는 물론, 통화내역, 휴대폰 위치 추적, 금융권 계좌 조회, 이메일 가입자 조회 등을 해줄 수 있는 것처럼 광고를 냈더니 하루에 5∼6건씩 문의가 왔다"고 전했다.
경찰 관계자는 "현재 불법 흥신소 업체는 전국적으로 3,000여 곳으로 추정되지만, 대부분의 업체가 3∼4명씩 '떴다방' 식으로 이동하기 때문에 검거가 쉽지 않다"고 어려움을 토로했다.
/강철원기자 strong@hk.co.kr 이석호기자 sh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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