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규모 분식회계를 저지른 SK글로벌과 담당 회계법인이 금융당국으로부터 중징계를 받게 됐다.최근 사의를 표명한 손길승 SK글로벌 대표이사에 대해서는 해임권고와 함께 검찰고발 조치가 내려졌고, 영화회계법인은 회계법인 사상 처음으로 3억원 대의 과징금을 부과받았다.
증권선물위원회는 20일 정례회의를 열고 SK글로벌에 대한 감리결과를 토대로 이 같은 내용의 제재조치를 최종 의결했다고 밝혔다.
증선위는 회계장부 조작을 통해 1조9,000억원 가량을 분식한 혐의로 SK글로벌 대표이사 손길승 회장에 대해 해임권고 조치를 내리고 전 대표이사 및 담당이사 등 3명에게는 해임권고 상당의 조치를 부과했다. 회사에 대해서는 감사인 지정 3년과 함께 유가증권발행을 12개월 동안 제한하기로 했다.
손 회장은 17일 SK글로벌 대표이사 회장직 사퇴의사를 밝힌 뒤 20일자로 사퇴등기를 했다. 금감원 관계자는 "손 회장의 경우 이번 조치로 SK글로벌과 SK해운 대표이사에서 물러나야겠지만 SK텔레콤 대표이사나 전경련 회장 등 기존의 다른 직을 수행하는 데 별다른 영향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증선위는 이와 함께 SK글로벌을 감사한 영화회계법인에 대해 부실감사에 대한 제재 조치로 3억1,960만원의 과징금과 특정회사의 감사업무제한 5년 등의 제재를 내렸다.
회계법인이 당국으로부터 과징금 조치를 받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증선위는 또 관련 회계사 7명에 대해 등록 취소 건의, 직무 정지 건의 1년, 경고 등의 징계를 내렸다.
증선위는 이밖에 SK글로벌과 거래하면서 회계처리 기준을 위반하고 자료 제출을 거부한 SK해운에 대해서도 손길승 대표이사 및 담당 임원과 법인을 검찰에 고발하는 한편 유가증권 발행 1년간 제한과 감사인 지정 3년의 징계를 부과했다.
증선위에 따르면 감리결과 SK글로벌의 분식 누적 규모는 99년 1조3,180억원, 2000년 1조8,022억원, 2001년 1조9,975억원 등으로 계속 증가했고 2001년의 경우 검찰 수사 결과 발표 당시의 1조5,587억원보다 4,000억원 이상이 늘어났다.
새로 추가된 분식은 주로 SK해운과의 기업어음(CP) 거래를 가장해 가공예금으로 회계 처리한 것이다.
SK글로벌은 1999∼2001년 사이에 가공 매출채권 계상 부도가 발생한 거래처에 대한 매출채권 및 미수금의 대손충당금 과소 계상 예금 등의 과대계상 외화 매입 채무 등 누락 재고 자산 과소계상 주석 미기재 등의 수법으로 분식을 일삼아 온 것으로 드러났다.
/변형섭기자 hispeed@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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