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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상사 "돈되는 곳으로…"

입력
2003.08.2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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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상사들이 변신을 위해 몸부림치고 있다.1970∼90년대 수출지상주의를 내걸고 뛰던 종합상사가 패션업과 외식사업 등 사업다각화를 꾀하면서 내수 시장을 파고 들고 있다. 특히 수익성 악화로 채권단 관리에 들어간 현대종합상사 등은 '돈 되는 일은 뭐든지 한다'며 새로운 수익원 발굴에 적극 나서고 있다.

횟집에서 맥주집까지

현대종합상사는 11월 중순께 서울 강남구 청담동에 고급 회전 초밥집(전용면적 100평)을 열기로 했다고 19일 밝혔다. 1년 내에 체인점을 10개 이상 늘릴 계획이다. 현대상사는 또 강남역 인근에 200평 규모의 하우스맥주 체인점을 11월 오픈한다. 현대상사가 5, 6 종류의 생맥주를 직접 만들어 다양한 맛을 제공할 예정이다.

현대상사는 앞서 독일 의류 브랜드인 '욥'과 라이선스 계약을 맺고 2월 갤러리아백화점에 입점한 데 이어 롯데백화점, 대구백화점 등과 입점 계약을 추진하고 있다.

이 같은 현대상사의 변신은 수출 환경 변화와 직결돼 있다. 현대상사 관계자는 "현대그룹이 사실상 해체되면서 중공업과 자동차, 원자재 등 80%에 달했던 그룹사 제품 수출 비중이 크게 낮아지고 있다"며 "수출 거래선 다변화와 함께 내수에도 힘쓸 수 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그는 "일본 종합상사들도 대부분 무역에서 내수로 돌아서고 있다"며 "종합상사가 수출에만 전념해야 한다는 고정관념을 깨야 한다"고 덧붙였다.

현대상사는 샌드위치전문점과 펜션, 아파트 인테리어 등 장사가 되는 의식주 관련 사업 진출도 적극 추진하고 있다. 매출액(올 상반기 6,773억원) 대비 제로 상태에 가까운 내수 시장을 점차 확대한다는 구상이다.

경영정상화를 향한 험로를 걷고 있는 SK글로벌도 미국의 유명패션 브랜드인 '토미힐휘거'와 국내 수입 독점 계약을 맺고 22일 압구정동 로데오거리 인근에 직영점을 개설한다. SK글로벌 관계자는 "자체 브랜드인 카스피 등에 비해 고가인 토미힐휘거를 도입하게 됐다"며 "토미힐휘거 수입판매의 노하우를 바탕으로 라이선스 사업을 확대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무역 전념 상사도 여전

올 상반기 369억원의 순익을 내며 연말까지 4년만의 기업개선작업(워크아웃) 졸업을 목표로 하고 있는 대우인터내셔널은 경쟁사들이 내수쪽에 눈길을 주고 있는 것과 달리 해외 사업의 고삐를 바짝 죄고 있다. 회사 관계자는 "내수는 전체 매출(올 상반기 1조9,591억원)의 5%를 밑돌고 그나마 마산의 대우백화점 매출이 대부분"이라며 "내수 시장을 위한 새로운 투자보다 수출에 전념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옛 '대우맨'들의 수출 아이템은 70%가 중소기업 제품으로 이전의 '대우그룹'의 우산에서 완전히 벗어나 있다. 삼성물산 관계자도 "물류 등 무역과 시너지 효과를 발휘할 수 있는 부문 투자를 검토하고 있다"면서도 내수 시장 확대에 대해서는 특별한 계획이 없다고 말했다.

/이종수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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