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일 노무현 대통령의 '인공기 소각' 유감표명에 이어 북한이 2003 대구 하계유니버시아드대회 참가 입장을 밝히자 대구는 하루 만에 잔칫집 분위기로 반전됐다. 이날 오후 북한선수단의 대회 참가결정 소식이 전해지자 젊은 대학생 자원봉사자들은 환호성을 지르며 반겼고, 대회 조직위는 북한 선수단 및 응원단의 환영준비로 다시 분주해졌다. 전날 불참 시사로 허탈감에 빠져 있던 일반 시민들도 대체로 "U대회 성공을 위한 계기가 마련됐다"며 크게 환영했다.조해녕 대구시장은 "이번 대회에서 남북이 서로 화해하고 협력하는 모습을 보여줄 수 있어 기쁘다"면서 "대구 시민들도 북측을 자극하는 행동을 자제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대구상공회의소도 "북한 참가로 대구의 해외인지도가 높아져 외자 유치와 수출 증가의 기폭제가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북한 선수단 숙소 총책임자 김현재 선수촌 운영2단장은 "텅빈 109동 북한팀 숙소를 바라볼 때마다 답답했는데 대회 참가를 결정해 너무 기쁘다"며 눈물까지 글썽였다. 북한 응원단이 머물기로 한 대구은행 연수원의 류창섭 원장은 "북한 응원단을 위해 준비했던 한달 간의 노력이 허사가 되지 않아 다행"이라며 직원들과 함께 서둘러 환영식 행사장 준비를 시작했다.
지역 벤처기업인 권모(37)씨는 "자칫 전국체전만도 못한 대회로 전락할 뻔한 U대회 분위기를 되살리게 돼 천만다행으로 생각한다"고 기뻐했다. '달성을 사랑하는 사람들'로 구성된 북한팀 공식서포터즈 이용우 회장은 "북한이 전날 불참을 시사했을 때도 마지막까지 희망을 버리지 말고 만반의 준비를 다 하자고 다짐했었다"면서 "공항까지 달려가서 북한 응원단을 환영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김동렬(36·대구 남구 봉덕동)씨는 "노 대통령이 유감을 표명한 것은 이번 대회와 향후 남북관계를 위해서도 시의적절하고, 바람직한 조치였다"고 말했다.
/대구=정광진기자 kjcheong@hk.co.kr
정상원기자 ornot@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