핀란드 세계청소년축구선수권대회(17세 이하) 8강을 노리던 한국이 미국(1―6), 스페인(2―3)에 역전패를 당하며 예선탈락했다. 한국은 해외파를 대거 소집하는 등 역대최강이라는 평가 속에 내심 결승진출까지 노렸던 터라 예선탈락의 충격은 더욱 크다.한국의 이번 참패는 안일한 대응이 빚어낸 결과다. 한국은 지난해 9월 아시아선수권대회 등 3개 대회를 거푸 제패하는 등 22경기 연속무패(15승7무)행진을 벌이기까지 했다. 때문에 선수들은 자만심에 빠졌고 평가전서 3―0으로 이겨 확실한 승리를 장담하던 미국에 거꾸로 참패를 당했다.
체력과 집중력에서도 큰 차이를 드러냈다. 예선 2경기서 한국은 예상과 달리 후반 체력이 급격히 떨어지며 팀워크가 와해되는 모습을 되풀이했다. 미국전에서 프레디 아두에게, 스페인전에선 불과 10여분 만에 실바에게 해트트릭을 허용한 것은 체력저하로 인해 수비수―미드필더간 유기적인 협조가 실종되면서 나타난 결과였다.
상대 팀의 전술에 상관없이 4―4―2를 고집한 것도 패인이다. 선수들은 기계적인 '1자 수비'를 고집, 패스 한방에 무너지는 허점을 노출했고 미드필더들은 우왕좌왕, 보기에도 민망한 '뻥축구'로 일관했다.
한국은 기술, 체력, 정신력, 상대팀 분석 등에서 '우물안 개구리'수준을 벗어나지 못한 채 16년만의 본선진출에 만족해야 했다.
/이범구기자 goguma@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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