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를 키우며 상처 한번 안 날 수는 없는 일. 소독하고 밴드를 붙이는 것으로 가볍게 넘기지만 전문의가 보기에 상처 치료만큼 어렵고 복잡한 것이 없다. 상처치료에 대한 오해도 많다. 서울대병원 성형외과 이의태 교수는 "상처에 따라 치유되는 과정도 갖가지"라며 "일반적으로 상처가 나면 먼저 감염을 막고, 세포가 증식하는 수주일간 잘 관찰, 흉터가 부풀기 시작하면 빨리 흉터치료를 시작해야 한다"고 말했다.강한 소독약이 좋다?
거품이 부글부글 끓는 과산화수소수로 확실히 소독하자? 그러나 강한 소독약일수록 독성이 높아 피부재생세포에 해를 준다. 가장 좋은 방법은 생리식염수로 닦아내는 것이지만 단 1ℓ쯤 충분한 양을 뿌려야 한다. 또는 약한 소독약이 좋은데 약국에서 구입할 수 있는 것 중엔 요오드액이 과산화수소보다 약한 편이다. 또는 감염방지 기능을 겸한 흉터 전용 연고를 바른다.
이미 곪았다면 소독약이 효과가 없다. 화농 부위는 절개해 짜내고 항생제를 복용해야 하므로 전문의를 찾도록 한다.
깊은 상처 vs 넓은 상처
넓은 부위 긁힌 것은 보기엔 험악하지만 오히려 흉터 없이 회복되기 쉽다. 피부의 표피(또는 진피의 윗부분까지)만 상한 경우는 거의 완벽하게 재생되기 때문. 가벼운 햇빛화상을 입은 경우 흉을 남기지 않는 것도 이러한 이유다.
반면 칼에 의해 깊이 벌어진 상처는 일단 병원을 찾는 것이 안전하다. 벌어진 상처엔 요오드액이나 연고를 짜넣는 것도 오히려 회복을 늦출 수 있다.
딱지가 앉으면 거즈를 떼라?
처음 진물이 나는 동안 밴드나 거즈를 붙였다가 딱지가 앉으면 다 나았다며 방치하곤 한다. 주의해야 할 것은 딱지도 치유의 과정이라는 것. 이 교수는 "오히려 가려움을 못 참고 긁다가 피가 나고 감염될 우려가 있다"며 "딱지가 있는 동안 밴드나 거즈를 붙여 긁지 않도록 한다"고 설명했다.
진물이 날 땐 거즈를 계속 갈아주어야 한다. 요즘은 진물을 흡수하면서 건조하지 않게 습도를 유지하는 신소재 치료제도 나와있다. 습기가 있고 잘 떨어지는 재료가 상처회복에는 좋지만 일반 밴드나 거즈보다 비싸다.
흉터제거술은 빠를수록 좋다?
어린이는 성장하면서 흉터도 자라므로 제거술은 사춘기 후 하는 것이 원칙이다. 아름다운나라성형외과 김진영 원장은 "흉터로 따돌림을 받거나 움직임에 장애가 있는 경우라면 일찍 흉터제거술을 받을 수 있으며 가능하면 비수술적 치료를 받는 것이 좋다"고 말한다.
흉터 제거술에는 외과수술로 흉터를 도려내는 방법, 피부이식법, 피부박피, 다양한 레이저치료, 패인 흉터를 채우는 주사제, 테이핑요법 등이 있다. 강북삼성병원 성형외과 장충현 교수는 드라이아이스로 동상을 입혀 흉터를 치료하는 방법을 내놓았다. 그러나 감쪽같이 흉터를 없애는 방법은 없다고 봐야 한다.
/김희원기자 h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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