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 증시에 외국인의 매수세가 몰리면서 주가상승에 대한 기대감이 확산되고 있다. 여름 휴가가 끝난 지난 주 초부터 한국 대만 일본 등 아시아 증시는 외국인의 공격적인 '사자' 주문으로 7월 이후 계속된 조정국면을 벗어나 상승기류로 전환했다. 전문가들도 '아시아 동반 랠리'가 점화할 가능성이 있다는 내용의 보고서를 잇따라 내고 있다.재점화하는 '바이 아시아'
외국인들은 12일부터 사실상 '바이 아시아(BUY ASIA)'를 재개했다고 전문가들은 평가하고 있다. 이들은 아시아에서 유일하게 매수세를 이어갔던 한국 거래소시장에서 12일 736억원의 순매수를 시작으로 13일과 14일에도 각각 1,061억원과 1,316억원의 순매수를 기록했다. 이 덕에 종합주가지수는 14일 727.01을 기록, 지난해 12월 전고점인 737포인트를 돌파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대만과 일본 등 다른 아시아 국가들의 증시도 상황이 비슷하게 돌아가고 있다. 대만의 경우 8월 들어 1억6,500만달러의 순매도를 기록한 외국인 투자자들이 12일부터 급선회했다. 특히 대만정부의 외국인투자제한 철폐소식에 힘입어 외국인이 12일 900억원, 13일 3,000억원을 각각 순매수하는 등 매수 강도가 한국보다 강했다.
일본은 지난달 사상 두번째 규모의 순매수(1조6,900억원)를 기록했던 외국인들의 기세가 이달 들어 한때 주춤했으나 최근 다시 강도를 높이고 있다고 일본 증시분석가들은 전했다. 외국인 매수세로 대만의 가권지수와 일본의 닛케이지수는 연중최고치 수준에 다가서고 있다.
아시아 증시의 추가상승 가능성
아시아 증시 전망은 밝다. 전문가들은 미국과 유럽 등 선진국에 비해 아시아증시의 주가가 저평가돼 있는 만큼 추가 상승 여력이 충분하다고 분석하고 있다.
대우증권 한요섭 선임연구원은 "지난 3개월 동안의 지역별 주가 상승률을 살펴보면 아시아가 20.7% 상승했지만 연초대비 주가 상승률은 전 세계 이머징마켓에서 가장 낮은 상황"이라고 분석했다. 그는 이어 "한국, 대만, 인도네시아 등은 과거 평균에 비해 저평가된 주가와 연초대비 주가 상승률을 고려할 때 투자메리트가 높다"고 주장했다.
대신증권 성진경 선임연구원도 "미국 경기의 확실한 회복세와 함께 아시아 증시들이 조정을 끝내고 대세 상승기에 접어든 것으로 보인다"며 "미국의 아시아퍼시픽 펀드에 자금이 계속 몰리고 있는 만큼 아시아증시가 추가 상승할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한국 증시는 전고점 돌파가 열쇠
외국인들의 꾸준한 매수세에도 한국증시는 전고점을 돌파하지 못하고 있다. 올 3∼4월 저점에서 매수한 개인들의 매도세가 지수 700대 초반에 몰려 있기 때문이라고 전문가들은 설명하고 있다. LG투자증권 서정광 책임 연구원은 "최근 주식형 수익증권의 매도세가 멈추는 등 증시의 자금상황도 나아지고 있다"며 "주가가 전고점을 돌파하면 상승 탄력이 붙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증권 전문가들은 외국인 순매수가 재개될 가능성이 높은 업종 대표주와 핵심우량주, 경기민감주에 관심을 둘 것을 투자자들에게 권하고 있다.
/권혁범기자 hbkwon@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