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 비서실인사 및 조직개편은 실망스럽다. 외부 전문인력 충원이 1명에 그쳤고 나머지는 모두 내부에서 자리바꿈 하는 것으로 끝났다. 양길승 부속실장 향응파문의 확대재생산 과정에서 업무처리 능력이 도마 위에 올랐던 민정수석실은 개편은 고사하고 단 한명도 바뀌지 않았다. 문재인 민정수석 인책론이 일었던 게 불과 엊그제다. 기능이 애매하다는 지적을 받았던 국민참여 수석실도 비서관 1명이 줄었을 뿐 골격이 유지됐다.이해성 홍보수석과 최도술 총무비서관 등 내년 총선 출마를 위해 그만 둔 7명의 후임으로 대부분 내부인사가 결정됐다. 출범 6개월이 채 안돼 자리를 세 번이나 바꾼 비서관이 상당수이고, 정무수석실은 대선 때 일선에서 뛰었던 386 출신 일색으로 채워졌다. 대변인에서 도중 하차, 3개월 동안 아무 일도 하지 않았던 송경희 전 대변인은 국내언론 비서관에 임명됐다. 업무 통폐합으로 3명의 비서관을 줄였지만, 인구고령 사회대책 기획단 등 대통령 직속의 태스크 포스가 신설될 예정이어서 전체 인원은 유동적이다.
우리는 청와대가 명실상부한 국정의 본산이기 위해서는 봐주기 식의 온정주의 인사를 지양하고, 전문성을 강화하는 단안을 내려야 할 것이란 점을 여러 차례 지적한 바 있다. 코드의 한계를 벗어나 인력충원의 범위를 넓히고 편가르기를 극복해 적재적소에 인재를 기용하라는 주문이었다.
청와대가 내부인사 일색의 돌려막기식 인사를 한 것은 납득할 수 없다. 외부인력을 충원할 의지나 능력이 없거나 아니면 문제점 지적에 오기식 대응을 하는 것으로 볼 수 있다. 청와대의 무기력이 국정 난맥에 직결된다는 위기의식을 가졌다면 이러지는 않을 것이다. 야당은 물론, 오죽하면 여당에서 조차 "청와대가 아직도 정신을 못 차렸다"는 얘기가 나오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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