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의 세력 분화가 가속화하고 있다. 최병렬 대표 체제가 출범한 지 50일이 지났지만 최 대표를 엄호하는 주류세력은 형성되지 않은 반면 비판적 의원들이 제각기 그룹을 형성,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최 대표 리더십의 착근을 더디게 하는 장애물인 셈이다. 우선 당 지도부를 "폼만 잡는 스타일리스트"라고 비판해 온 재선그룹의 행보가 두드러진다. 홍준표 정형근 안택수 김문수 이윤성 등 재선 5인방 등 초·재선 의원 12명은 내주 '국익우선연대'를 결성, '선명야당'을 기치로 본격활동에 나선다. "최 대표가 대여투쟁에 소극적"이라며 독자세력화한 것이다. 특히 대표 경선 때 최 대표를 도왔던 홍준표 정형근 의원 등이 이탈했다는 점이 최 대표에게는 아픈 대목이다.개혁파 원내·외 지구당 위원장들로 구성된 '쇄신모임'의 움직임도 빨라졌다. 이들은 13일 모임을 갖고 당 개혁을 강력히 밀어붙이기로 했다. "대표가 바뀌었지만, 당이 달라지지 않고 있다"는 게 이들의 시각이다. 게다가 원희룡 기획위원장, 정의화 수석부총무, 김영선 대변인 등 당직자까지 이 모임에 참여해 '사고지구당 조직책을 경선으로 뽑겠다'는 지도부의 구상에 반대, 최 대표의 체면을 구겼다. 또 대표 특보 단장인 안상수 의원은 '재창당 수준의 개혁'을 요구하며 최 대표를 압박하고 있다. 그렇다고 최 대표가 마땅히 기댈 곳이 있는 것도 아니다. 그는 원래 단기필마(單騎匹馬)형 정치인이다. 대표 취임 후 재선 의원들에게 잇단 러브 콜을 보냈고, 서청원 전대표 끌어안기에 나섰지만 반응은 시원치 않다. 과거 최고위원격인 상임운영위원 가운데도 대표의 울타리를 자임하는 사람이 별로 눈에 띄지 않아 최 대표의 고민은 깊어 가고 있다.
/최기수기자 mounta@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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