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의 한 기업인이 한국과 북한 중국정부의 협조를 이끌어내 일제 강점기 중국에서 일제에 저항하다 희생된 무명 영웅들의 혼을 달래는 추모공원을 중국에 세웠다. 경남 진주에서 건설회사를 운영하는 오효정(吳孝正·사진)씨가 그 주인공.오씨는 2년여의 공사기간과 7억원의 사비를 들여 지린성 옌지시 옌볜대학 내 북산에 건립한 항일무명영웅추모공원의 준공식을 8일 가졌다.
500여평의 대지에 기념비와 야외공연장, 만남의 광장 등이 들어선 이 공원은 지난해 8월8일 완성됐으나 중국과 북한, 한국측의 의견차로 준공식을 미루어 왔다.
기념비 주변의 대리석은 북한 김일성종합대가 기증하는 등 북한측도 공원 건립을 간접 지원했다.
오씨는 수년 전 중국에 갔다가 일제시대 무명 영웅들을 위한 기념장소가 필요하다는 현지 동포 등의 말에 공감해 이 일을 시작했다. 사업 협의를 위해 중국을 수십 차례 방문했고, 중국의 반대에 부딪히기도 했다.
오씨는 2000년 이미 중국 지안시에 방치된 광개토대왕비를 자기 돈을 들여 정비했고, 이듬해에는 일제의 강제징용과 군대위안부로 끌려가 중국에서 살아온 이들의 증언을 담은 책을 발간해 전국의 초·중·고교 및 역사학자에게 5,000여권을 무료 배부하기도 했다.
오씨는 "항일구국의 일념으로 일제와 싸우다 산화한 이름없는 영웅들의 넋을 기리기 위해 공원을 건립하게 됐다"고 말했다.
/진주=정창효기자 chju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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