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속하다 못해 분통이 터진다."15일 현대 비자금 수수 혐의로 구속 수감된 권노갑 민주당 전 고문의 측근들은 일제히 민주당 의원들, 특히 신주류 소장의원들을 겨냥해 원망을 쏟아냈다. 이날 새벽 서초동 대검찰청에서 구속이 집행되는 권 전 고문을 보고 돌아와 "울화통이 터져 한 숨도 못 잤다"는 이훈평 의원은 "전부 나 몰라라 하는 식이니 이건 당도 아니다"며 울분을 토해냈다. 이 의원은 "(권 전 고문으로부터)도움을 받은 사람들이 하나 둘이 아닌데 마치 X물 튀기는 걸 피하듯 도마뱀 꼬리 자르듯이 하고 다 도망갔다"며 "적어도 동지애는 보여 줄줄 알았는데, 구속영장이 발부됐는지 확인하는 전화 한 통 걸려오지 않더라"며 야속함을 숨기지 않았다.
조재환 의원은 "당을 위해 누군가는 해야 할 일을 권 전 고문이 했을 뿐인데 혼자 희생양이 됐다"며 "권 전 고문이 빌려온 돈을 배분해 선거를 치렀으니 공동책임 아니냐"고 했다. 그는 "혜택 받은 정치인들의 약삭빠른 행동을 보면서 정치인으로서 회의감마저 든다"고 말했다. 조 의원은 "신·구주류의 문제가 아니다. 당 차원에서 권 전 고문을 위해 해명에 발벗고 나서는 모습을 보여줬으면 좋겠다"고 하소연했다.
이날 새벽 대검청사에는 이 의원과 조 의원 등 측근 몇 명만이 나와 권 전 고문의 수감을 지켜봐 '권불십년(權不十年)'의 세태를 반영했다.
/이동훈기자 dh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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