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일 오전 11시50분께 경북 영천시 화산면 용평리 김재천(60)씨 소유의 농산물집하장 앞 논으로 육군 항공작전사령부 21항공단 소속 UH-1H 12인승 헬기가 추락했다. 이 사고로 방호준(40) 준위 등 조종사 2명을 포함, 탑승자 7명 모두가 숨졌다. 헬기 추락 지점은 민가와 10여m 떨어진 곳인데다 추락 당시 폭발과 화재도 발생하지 않아 다행히 민간인 피해는 없었다. 군 당국은 사고 당시 현장 시계가 양호하고 기상 상태가 좋았으며 주변에 고압선과 같은 장애물이 별로 없었던 점으로 미루어 엔진 고장에 의해 사고가 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추락 헬기는 이날 오전 10시38분 안동 70사단을 이륙, 대구와 영천 상공에서 훈련을 마치고 귀대하던 중이었다.사고를 목격한 김원명(23·영천시 신령면)씨는 "운전 중 갑자기 커다란 그림자가 차량 앞을 지나가 고개를 돌려보니 헬기가 45도 각도로 추락하고 있었다"고 말했다. 김정호(44)씨는 "프로펠러 소리가 시끄러워 나가 보니 헬기가 북서쪽에서 남서쪽으로 낮게 날면서 국도를 따라 서 있는 15m 높이의 전신주를 가까스로 넘은 뒤 민가와 주유소, 공장 등이 흩어져 있는 공터로 추락했다"며 "조종사가 민간 피해를 줄이기 위해 애쓰다 추락한 것으로 보인다"고 당시 상황을 전했다.
경찰과 군 당국은 목격자 증언과, 조종사 방호준 준위가 UH-1H만 3,550시간 조종한 베테랑이라는 점 등을 들어 헬기가 마지막 순간까지 민간 피해를 줄이려 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군 당국은 이들의 시신을 경북 경산시 국군통합병원에 안치했다.
한편 육군본부는 예하부대 전 항공기에 대해 이날 오후 2시부로 운항 중지 지시를 내렸다.
사망자 명단은 다음과 같다. 이동일(31·부조종사)대위 방호준 (40·조종사) 준위 정현환(25) 중위 한경태(25) 병장 전종명(22) 일병 고준열(21) 상병 함지성(20) 일병
/영천=전준호기자 junhol@hk.co.kr
● 추락헬기 UH-1H
1955년 미국 벨사가 미 육군용으로 개발한 중형 헬기로 1,400마력의 엔진을 장착하고 최대시속 200㎞, 항속거리 375㎞, 적재량 1,759㎏ 등의 성능을 갖추고 있다. 전장 17m, 높이 3.76m 크기로 후방 연료탱크 바로 위에 엔진이 설치된 전형적인 터빈 헬기다. 동체 중앙부 좌우에는 슬라이드식 대형문이 있다.
군 실전 임무를 통해 가장 훌륭한 항공기 중 하나로 평가받아 왔으며 이 때문에 상당수 국가가 인명구조, 인원수송, 의무후송, 화물인양, 정찰, 화력지원 임무 등에 투입하고 있다. 단일 기종으로는 세계 최대의 생산대수를 기록했다.
한국군에는 67년부터 도입돼 현재 120대 정도가 있다. 최근에는 1999년 8월11일 경기 광주시 곤지암에서 1대가 추락한 적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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