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익치(사진) 전 현대증권 회장이 대북송금 사건에 이어 현대비자금 사건 수사에서도 수사의 단초를 제공하는 해결사 역할을 맡고 있다.박지원 전 청와대 비서실장에 이어 권노갑 전 민주당 고문도 이씨의 입을 통해 세번째 영어의 몸이 될 위기에 처했다. 대북송금 사건 수사 당시 이씨는 박씨에게 150억원을 전달했다고 진술, 재특검 논란까지 빚어냈다.
이번 현대비자금 '150억원+?' 수사에선 2000년 4·13 총선전 권씨가 현대측에 먼저 총선 지원금을 요구했다고 진술, 검찰이 바라는 '모범답안'을 작성했다. 이씨는 고 정몽헌 현대아산 이사회 회장이 지난달 26일 검찰 조사를 받기 전 이 같은 사실을 진술, 수사의 막힌 매듭을 푸는 해결사역을 담당했다.
검찰은 이씨가 '주요 참고인'이라며 그의 공을 숨기고 있지만, 그가 왜 입을 열었는지, 또 이 같은 관계가 언제까지 지속될지는 베일에 가려져 있다. 이와 관련, 검찰 주변에서는 이씨가 비자금 전달 과정에서 배달사고를 내 검찰에 약점이 잡혔다는 이야기가 나오고 있다. 현대 일가의 '30년 충복' 이씨는 지난해 대선 과정에서 정몽준 의원을 1998년 현대전자 주가조작의 배후로 지목하면서 갑자기 정몽준 의원을 지목해 파란을 일으켰고, 한때 주군으로 모신 정 회장의 빈소에는 모습을 나타내지 않아 구설수에 오르기도 했다.
/이태규기자 tg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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