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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식적 연예인에 가차없이 일침/"쏜데이 서울" 구봉숙 트리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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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식적 연예인에 가차없이 일침/"쏜데이 서울" 구봉숙 트리오

입력
2003.08.1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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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송하다가 열 받는 일이 있으면 우리도 모르게 방송금지 용어가 튀어나올 수 있습니다. 그래서 방송 금지용어가 나올 때는 '삐―익' 소리로 처리하려고 합니다."(김구라)"가식적이고 소문만 무성한 연예계의 뒷모습을 귀이개로 후벼 파듯 시원하게 파헤치겠습니다."(황봉알)

"오늘 이 첫 회가 마지막 방송이 될 수도 있습니다. 요즘 연예기획사가 손바닥으로 하늘을 가려보겠다고 네티즌을 고소한다고 그러거든요. 그래서 저희도 언제 명예훼손 같은 데 엮일지 몰라요."(노숙자)

지난 3월 첫 방송에서 다짐한 각오 그대로 EtN '쏜데이 서울'의 세 진행자 김구라(34), 황봉알(33), 노숙자(32)는 지상파 방송에서는 상상하기 어려운 거침없는 욕설과 연예인 실명 비판을 쏟아놓는다.

인터넷 방송 진행자로 활동해 온 세 사람은 가운데 이름을 한자씩 따서 만든 '구봉숙 트리오'로 통한다. 구봉숙은 '딴지일보'가 운영하는 인터넷 방송국에서 '시사대담'이란 코너를 진행하면서 이름이 알려졌다. 지난해 5월 할리우드 액션으로 쇼트트랙 김동성 선수를 탈락시킨 오노를 '테러'하기 위해, 12월에는 '미선·효순이 사건'에 대한 항의차 미국 백악관에 인분을 뿌리기 위해 미국을 찾아가는 등의 기행(奇行)도 인기에 한 몫을 했다.

구봉숙은 모두 90년대 초반 SBS 공채 개그맨 출신이다. 하지만 지상파 방송에서는 소위 '뜨지' 못했고 연극판을 전전하거나(김구라), 부업으로 안경점을 열거나(황봉알), 길거리에서 빵을 구워야(노숙자) 했다. 그러나 90년대 후반 인터넷 방송이라는 매체가 생기면서 이름을 날리기 시작했다. 그래서 세 사람은 "연예계가 실력만으로 되는 세계는 아니다"고 입을 모은다.

"우리가 한 풀이 삼아 주류 연예인을 욕하는 것은 아니에요. 사실 지상파 방송에 출연하는 연예인을 보면 가식적으로 느껴질 때가 많죠. 악의가 있어서 그러는 게 아니라, 실제로 문제가 있는 사람에 대해서 따끔하게 일침을 놓는 거죠."(노숙자)

스스로를 저항적인 록그룹 '섹스 피스톨스'에 비유하는 구봉숙. 파격적 진행으로 첫 방송부터 방송위원회 심의에 무더기로 걸리는 장면을 쏟아냈고, 지금도 녹화에서 대본도 없이 마구 쏟아낸 말들이 잘리기 일쑤다. "인터넷 방송 진행을 하다 보니 직설적이고 거친 표현이 몸에 밴 탓이죠. 그러나 무조건 욕만 한다고 웃기는 건 아니에요. 요즘은 수위를 많이 낮췄지요."(황봉알) "아직까지 항의를 받아본 적은 없어요. 오히려 우리 방송이 속 시원해서 좋아한다는 연예인도 있다고 들었습니다."(노숙자)

구봉숙은 현재 국군방송, CBS, iFM, KBS 2FM 등의 라디오 프로그램에 게스트로 출연, 활동 영역을 넓혀 나가고 있다. 그들의 꿈은 "한국의 하워드 스턴이 되는 것"이다. 하워드 스턴은 고정관념을 깨는 파격적 행동으로 잘 알려진 미국의 인기 DJ다. "아직은 우리가 B급 연예인이라서 주류 연예인에 대한 정보가 부족한 건 사실이에요. 하지만 하워드 스턴처럼 유명해지면 제보도 많이 들어오겠지요. 그때가 되면 '쏜데이 서울'이 연예계 정화에 도움이 될 수 있지 않을까요?"(김구라)

/김영화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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