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 정몽헌 현대아산 회장이 검찰에서 강압수사를 당했다는 함승희 의원 주장의 파문이 크다. 검찰이 정 회장에게 강압수사를 했고, 그것이 자살동기의 하나였다면 이는 보통 일이 아니다. 검찰에서 가혹수사를 당한 피의자가 숨진 사건으로 법무부 장관과 검찰총장이 물러나고, 검사와 수사관들이 구속되는 사상 초유의 파동이 있은 지 1년도 못되었다. 사실이 아니라면 허위사실을 유포한 함 의원이 신뢰성과 도덕성에 치명상을 입게 된다.함 의원은 '공인의 신분을 가진 사람이 고 정 회장 측근에게서 들은 얘기'라며 검찰이 두꺼운 책으로 머리를 때렸고, 재벌기업 하나 망하게 하는 것은 식은 죽 먹기 운운의 폭언을 퍼부었다고 폭로했다. 이에 대해 강금실 법무장관은 폭행이나 강압행위가 전혀 없었다고 답변했고, 송광수 검찰총장은 "손바닥으로 해를 가릴 수 있느냐"는 한 마디로 사실이 아니라고 일축했다.
우리는 정 회장 자살사건 직후 강압수사가 없었다는 검찰의 말을 믿어 왔다. 세 차례 40시간 가까이 조사하는 과정에 언제나 변호인이 동석했고, 조사도 과장실 옆 사무실에서 편안한 분위기 속에 이루어졌다는 해명을 재벌총수에 대한 최소한의 예우로 이해할 수 있었다.
함 의원 주장도 신빙성 있게 들린다. 우선 강압수사의 정황에 구체성이 있다는 점이다. 전화번호부 같은 두꺼운 책으로 머리를 한 차례 때렸다는 것은 있을 수 있는 정황이다. 그는 여당 소속이고 검찰 출신의 특별수사 통이어서 그 세계 사정에 밝다. 더구나 국회 법사위에서 법무장관에 대한 질문을 통해 밝힌 것이며, 폭행 검사 이름도 밝힐 수 있다고 말하고 있다.
그렇다면 방법은 오직 하나뿐이다. 함 의원 제안대로 대검 강력부나 감찰부 조사, 아니면 국회가 직접 나서 진실을 밝히는 방법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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