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반기 경기 회복에 대한 기대감에도 불구, 기업들의 설비투자가 뒷받침되지 않고 있어 우리 경제의 미래 성장잠재력이 크게 훼손될 것이라는 우려의 목소리가 확산되고 있다.김진표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은 12일 국회 재정경제위원회 보고에서 단기적인 경기 회복과 고용 창출을 위해서는 물론, 중장기적인 성장잠재력 확충 차원에서도 투자 부진을 해소하는 것이 가장 중요한 과제라고 강조했다.
재경부는 총투자율이 1981∼90년 31.2%에서 91∼97년 37%까지 높아졌으나, 98∼2002년 25.9%에 이어 올 1·4분기에는 26.1% 등으로 계속 하락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김 부총리는 "국내총생산(GDP) 대비 설비투자 비중은 외환위기 이전 5년간 평균 14%에 달했으나 98∼2002년 11%대로 하락하는 등 기초체력이 크게 떨어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재경부는 주요 선진국들이 1인당 국민소득 1만달러에서 2만달러로 가는 과정과 비교해 볼 때 우리의 설비투자 증가가 미흡한 상황이고, 투자 부진으로 생산능력 증가율이 낮아져 이런 추세가 지속되면 중장기적인 성장잠재력 확충은 불가능하다고 못박았다. 우리나라의 경우 최근 기업들이 경기 회복이 확인될 때까지 투자를 미루는 경향이 두드러지면서 95∼2002년 연평균 설비투자 증가율이 3.1%로 떨어져 연평균 경제성장률 5.5%를 크게 밑돌았다.
반면 81년부터 87년까지 6년 만에 소득 1만달러에서 2만달러 시대로 진입한 일본의 경우 이 기간 설비투자 증가율(8.8%)이 연평균 경제성장률(3.4%)을 2배 이상 웃도는 등 선진국들은 예외 없이 설비투자 증가율이 경제성장률보다 크게 높았다. 재경부 관계자는 "우리나라가 국민소득 2만달러를 달성하려면 설비투자 증가율이 지금보다 2배 이상 늘어나야 한다"고 말했다.
/고재학기자 goindol@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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