갖가지 색을 뽐내는 애니메이션은 DVD에 가장 잘 어울리는 장르이다. 극장에 비해 색감이 현저히 떨어지는 비디오와 달리 DVD는 형형색색의 색감이 그대로 살아있으며 우리말 녹음, 영어녹음에 한글자막, 영어녹음에 영어자막 등을 선택해 볼 수 있어 아이들에게 교육적인 효과도 크다.이런 점에서 여름방학을 맞은 아이들에게 최고의 선물은 애니메이션 DVD타이틀이다. 평소 어른 위주로 DVD재생기(플레이어)나 안방극장(홈시어터) 시스템을 활용했다면 이번 기회에 애니메이션 DVD를 온가족이 함께 즐겨보자. 특히 12∼17일 서울 코엑스 등지에서 열리는 서울국제만화애니메이션페스티벌(SicaF)에 출품된 다수의 애니메이션이 DVD로 출시돼 있어서 행사를 안방에서도 즐길 수 있다.
가슴이 훈훈해지는 감동어린 애니메이션을 찾는다면 단연 '아이언자이언트 특별판(SE)' DVD를 꼽을 만 하다. 소리소문 없이 애니메이션 팬 사이에 인기를 끈 이 작품은 테드 휴즈의 따뜻한 동화 '아이언맨'을 토대로 제작됐다. 한 소년이 외계에서 날아온 로봇을 우연히 발견하면서 우정을 쌓아가는 과정을 그렸는데 캐릭터들도 친근하고 색감도 뛰어나다. 특히 홈시어터 시스템을 갖추고 있다면 어지간한 액션영화는 저리가라 할 만큼 웅장한 음향효과를 느낄 수 있다. 최근 출시된 DVD에는 아이들이 좋아할 만한 플라스틱 로봇 인형도 들어 있다.
정감어린 우리 애니메이션을 찾는다면 정채봉씨의 동화를 애니메이션으로 제작한 '강아지똥'이 제격이다. 이 작품은 특이하게도 '윌레스와 그로밋'처럼 인형으로 정지 동작을 하나하나 촬영해 움직이는 영상을 만든 클레이 애니메이션 기법으로 제작됐다. 시골길 돌담 구석에 버려진 강아지똥이 곁에 피어난 민들레를 위해 자신을 희생한다는 내용이다. 30분 남짓한 짧은 내용이지만 온가족이 감동을 느끼기에는 충분하다. 음악을 맡은 이루마의 감성어린 피아노 연주도 들어볼 만 하다.
역시 정채봉씨의 동화를 토대로 만든 '오세암'은 한국판 '엄마찾아 삼만리'같은 애니메이션이다. 다섯살배기 소년 길손이와 앞 못 보는 누이 감이가 엄마를 찾기 위해 오세암에 머물면서 일어나는 일들을 그렸다. 동양의 부드러운 선이 살아있는 캐릭터와 수채화 같은 풍경이 가슴뭉클한 이야기와 어우러져 잔잔한 감동을 준다.
월트디즈니의 최신 DVD인 '보물성'은 요란한 활극을 좋아하는 개구쟁이들과 함께 즐길 만한 애니메이션이다. 로버트 스티븐슨의 모험소설 '보물섬'을 미래의 우주로 옮겨 놓은 작품으로, 솔라보드라는 비행체를 타고 우주를 누비는 짐 호킨스와 기계 손을 지닌 우주 해적 실버의 활극을 볼 수 있다. 월트디즈니가 1억4,000만달러를 들여 제작한 작품인 만큼 실사 영화 못지 않은 웅장한 스케일과 뛰어난 화질, 음향을 DVD를 통해 만날 수 있다. 영화도 영화지만 부록에 실린 해적 관련 정보는 해적백과사전이라고 불러도 손색이 없다.
아이들이 TV를 통해 익숙한 캐릭터를 찾는다면 '파워퍼프걸'과 '탑블레이드', '톰과 제리의 요술반지' DVD가 볼 만 하다. 외계에서 날아온 식물인간을 무찌르는 파워퍼프걸 시리즈는 극장판과 TV판 3편이 모두 DVD로 국내 출시됐으며 SBS-TV에서 방영된 우리 애니메이션 '탑블레이드'는 3편의 DVD시리즈로 나와 있다.
1975년 미국 ABC-TV에서 방영돼 큰 인기를 끈 '톰과 제리'는 30대 어른들에게 낯익은 캐릭터이다. DVD로 나온 '톰과 제리의 요술반지'는 미국에서 2001년에 다시 만든 작품이어서 화질이 깨끗하다.
이밖에 일본 미야자키 하야오 감독의 대표작 '이웃집 토토로'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 원시 시대 독특한 동물들의 이야기 '아이스 에이지' 등은 스테디셀러. '아이언자이언트', '강아지똥', '오세암', '파워퍼프걸', '탑블레이드' 등은 SicaF 출품작이다.
/최연진기자 wolfpac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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