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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 첫 주한미군의 입 "안뇽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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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 첫 주한미군의 입 "안뇽하세요"

입력
2003.08.1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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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 환경에 대한 기대가 큽니다. 한국민과 한국 문화에 대해 많은 것을 배우고 싶습니다."지난달 부임 후 신임 인사 겸 주한미군 홈페이지(www.usfk.or.kr) 게시판 개설을 알리기 위해 11일 처음으로 국방부 기자실을 방문한 금발의 메리앤 B 커밍스 주한미군 공보실장(43·중령)은 "안녕하세요"라는 한국말 인사로 말문을 열었다. 전임 사무엘 테일러 대령의 뒤를 이어 주한미군의 '입'을 맡게 된 그는 미 육군 사관학교(웨스트 포인트)를 졸업한 엘리트 장교로 텍사스주 제410 헌병중대 소대장, 1991년 걸프전 당시 사우디 아라비아 다만에서 제59 헌병 중대장, 텍사스주 포트 후드 부헌병대장을 지낸 헌병 병과 출신이다.

99년 3군단 공보실장을 맡으면서 '전공'을 바꾼 그는 리언 J 라포트 주한미군사령관의 각별한 신임으로 한국 행을 명 받았다. 대령급 보직인 주한미군 공보실장에 중령이 임명된 것도 라포트 사령관의 후광 덕분이었다는 후문. 주한미군사령부뿐 아니라 한미연합사와 유엔사의 공식 창구인 공보실장 자리에 여성 장교가 임명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커밍스 실장에 대한 라포트 사령관의 애정은 국방부 황영수 대변인에게 특별히 서한을 보내 도움과 협조를 구했을 정도로 각별하다. 라포트 사령관은 이 '신임장'에서 "커밍스 중령은 저와 함께 몇몇 부대에서 근무해 오래 전부터 알아왔고 업무 방식에도 매우 익숙하다"며 "기술과 전문성 면에서 그를 따를 사람이 없다"고 높이 칭찬했다는 것.

커밍스 중령 역시 이에 화답하듯 이날 한국기자들에게 "존경하는 라포트 장군과 다시 일할 수 있게 돼 영광…한미동맹뿐 아니라 한국 사회와 좋은 관계를 맺을 수 있도록 지휘관을 보좌하는 것이 주한미군 공보장교의 핵심 임무"라고 말했다.

7일 발생한 한총련 학생들의 미군 사격장 진입시위와 관련해 커밍스 중령은 "민주주의 사회에서 자유로운 의사표시는 존중 받아야 하지만 장소가 사격장이었다는데 문제가 있었다"며 아쉬움을 표시했다. 그는 또 이번 사태와 주한미군 재배치 문제를 연관시키는 일부 보도에 대해 "두 가지를 한데 묶는 것은 어렵다"며 "라포트 사령관은 한국에서의 한미동맹을 가장 중요하게 보고 있다"고 강조했다.

"요즘 14살짜리 아들이 한창 한국어를 배우고 있는데 아들에게 가르쳐 주기 위해서라도 나도 한국어를 공부할 생각"이라고 말하는 그는 "앞으로 한국어로 대화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며 환하게 웃었다. 1남2녀의 엄마인 그의 남편은 스티븐 M 커밍스(47) 주한 미8군 헌병여단 부여단장이다.

/김정호기자 azur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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