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은 한총련의 미군기지 시위와 관련, "민주 헌정질서가 뿌리 째 흔들리고 있다"며 "이는 모두 친북 좌파 세력을 비호해온 노무현 대통령 탓"이라고 노 대통령을 맹비난했다. 이에 비해 여권 386 의원들은 한총련에 비판적인 시각을 보였다.홍사덕 총무는 9일 주요당직자회의에서 "모든 책임은 노 대통령에게 있다"며 "이런 일이 계속된다면 노 대통령에 대한 입장을 근본적으로 재검토하지 않을 수 없다"고 경고했다. 그는 '근본적 재검토'가 대통령 탄핵까지 염두에 둔 것이냐는 질문에 "많은 의원들이 이대로는 안 된다고 말을 하기 시작했다"며 "의원들과 협의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노 대통령과 정부의 비호, 묵인 아래 김정일 노선을 추종하는 일부 과격 단체들이 이 나라의 안보와 민주헌정을 흔들고 있다"고 비난했다.
최병렬 대표는 이날 대구 언론과의 간담회에서 "한총련이 미군 사격장에 들어가 시위를 하고 야당 당사를 6번씩이나 습격한 것을 보니 국가 기강이 무너진 것 같다"고 개탄했다. 당내 '안보를 생각하는 모임' 소속의원 63명은 10일 성명을 내고 "테러에 가까운 한총련의 시위는 오로지 지지 기반인 급진세력 옹호에 바쁜 노 정권의 책임"이라고 비난했다.
여당 386 의원들은 한총련을 향해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 전대협 의장을 지낸 임종석 의원은 이날 기자들과 만나 "아직까지 89, 90학번 등 나이 든 사람들이 한총련 활동에 개입해 배후조종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한총련 안에는 강경파, 온건파가 있고 현재 집행부는 온건파"라면서 "미군훈련장 점거 등 일련의 사태를 이유로 (온건파를) 극한으로 몰아붙이면 오히려 강경파가 득세하는 결과를 낳을 수 있다"며 당국의 신중한 대응을 주문했다.
/최기수기자 mounta@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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