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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포트, 청와대에 전화 "미국내 反韓감정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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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포트, 청와대에 전화 "미국내 反韓감정 우려"

입력
2003.08.1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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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한총련의 미군 사격훈련장 기습점거 시위에 대해 강경대응 방침을 결정한 데에는 리언 라포트 주한미군 사령관이 청와대에 건 전화가 상당한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청와대는 8일 오전 문희상(文喜相) 비서실장이 주재한 수석·보좌관 회의에서 이 문제를 논의했지만 정작 사태를 심각하게 인식하게 된 것은 이날 오후 김희상(金熙相) 국방보좌관이 라포트 사령관의 전화를 받고 난 후였다.

라포트 사령관은 통화에서 "자칫 오발사고라도 났다면 정치적 문제가 될 수도 있었다"라며 "미국 기자들로부터 '이런 데서 (미군이) 땀 흘리고 지킬 필요가 있느냐'라는 식의 질문도 나왔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는 이어 "이런 내용이 반영돼 미국언론에서 다시 반한감정이 일어날 수 있다"고 우려를 표명했다.

김 보좌관은 즉시 관저에서 휴가중인 노무현(盧武鉉) 대통령에게 보고했고 노 대통령은 "엄정하게 대처하고 미국측에도 이를 알리라"고 지시했다. 반기문(潘基文) 외교보좌관도 주한 미국대사관에 전화를 걸어 마크 민턴 부대사와 통화를 가졌다. 이와 관련, 주한미군과 주한 미 대사관이 국방·외교부의 공식 라인을 통하지 않고 직접 청와대에 논의를 가진 것은 부적절한 처사라는 지적이 많다.

또 김 보좌관과 이해성(李海成) 홍보수석은 노 대통령이 유감표명 성명을 발표할 것이라고 예고한 뒤 이를 취소하는 해프닝을 빚었다. 청와대측은 국방부 성명 등이 나온 마당에 과잉대응이라고 판단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지만, "한총련 합법화를 거론했던 노 대통령의 기존 입장과 상반돼 파장이 우려된다"는 지적이 내부에서 나왔다는 분석도 있다.

/고주희기자 orwell@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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